"HEV에 EV 더해 맞불"…日렉서스 '7000만원대 전기차' 정면 승부 [전기차 五國志④]

기사등록 2026/09/25 12:00:00 최종수정 2026/09/25 12:18:24

일본 3사, 올해 수입 전기차 0대…풀하이브리드 99.8% 독식

판매는 늘었는데 점유율은 뒷걸음…렉서스 ES, 사상 최초 전기차 투입

ES 350e, 하이브리드보다 130만원 싸게…3년 잔존가치 50% 보장


[서울=뉴시스] 렉서스 코리아 올 뉴 ES 사전계약. (사진=렉서스코리아 제공) 2026.9.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테슬라의 독주와 중국 BYD의 공습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 판도가 거세게 요동치고 있다. 올해 국내에서 팔린 전기차 10대 중 4대 이상이 수입차일 만큼 지형 재편이 빠르다. 기존 수입차 시장의 주도권을 쥐던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전동화 전환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하이브리드 강자인 일본 브랜드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기에 안방 수성에 나선 국산차까지 총력전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대한민국 도로 위는 한·미·독·일·중 5개국이 사활을 건 ‘전기차 오국지(五國志)’의 격전지가 됐다. 뉴시스는 5회 연재를 통해 요동치는 국내 전기차 시장의 현주소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수입 하이브리드(HEV)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오던 일본 자동차 브랜드가 순수 전기차(BEV) 라인업을 추가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8월 토요타·렉서스·혼다 등 일본 3사의 신규 등록 대수는 1만8118대다. 같은 기간 수입 승용차 전체 등록(24만4825대)의 7.4%에 해당한다.

절대 다수는 하이브리드다. 1~8월 수입 풀하이브리드 등록 1만6286대 가운데 일본 3사가 1만6247대로 99.8%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수입 풀하이브리드 전량이 일본 3사 차지였다.

브랜드별로 보면 렉서스는 전체 판매 1만133대 중 9178대(90.6%)가, 토요타는 7542대 중 6739대(89.4%)가 풀하이브리드다. 혼다는 443대 중 330대(74.5%)다.

풀하이브리드는 일본 3사 판매의 89.7%이고, 플러그인·마일드하이브리드까지 더한 하이브리드 전체로는 98.3%에 이른다.

풀하이브리드는 전기 모터만으로 독자 주행이 가능한 고효율 시스템, 플러그인은 외부 충전이 가능한 방식, 마일드하이브리드는 모터가 엔진 출력을 보조하는 구조다.

반면 전기차는 없다. 올해 1~8월 국내 수입 전기차 등록 대수는 11만4401대로 전체의 46.7%에 달했고, 8월 한 달만 보면 50.9%로 처음 절반을 넘었다. 하지만 일본 3사의 전기차 등록은 올해 0대다.

문제는 전기차 돌풍으로 일본차들은 판매가 줄지 않았는데도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3사의 올해 1~8월 판매는 1만8118대로 전년 동기(1만7781대)보다 1.9%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수입차 시장이 27.2% 커지면서 점유율은 2024년 연간 9.9%, 지난해 8.7%에 이어 올해 1~8월 7.4%까지 내려앉았다.

토요타가 7542대로 22.4% 늘며 선방했지만, 렉서스는 1만133대로 0.8% 줄었고 올해 말 한국 자동차 사업 철수를 결정한 혼다는 443대로 68.5% 급감했다.

시장 성장을 전기차가 이끌면서, 하이브리드에 머문 일본차는 시장이 커진 만큼 몸집을 키우지 못한 것이다.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은 미국과 중국 브랜드가 쥐고 있다.

테슬라는 8월 1만400대를 등록해 수입차 시장의 34.88%를 차지하며 7개월 연속 1위에 올랐다. 중국 BYD도 3002대로 전년 동월 대비 713.6% 급증하며 4위를 지켰다.

BYD의 올해 1~8월 등록 대수는 1만7523대로, 일본 3사 합계(1만8118대)에 육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947대)과 비교하면 9배 가까이 늘었다.

일본 브랜드의 반격은 렉서스가 이끈다. 렉서스는 8세대 완전변경 모델 '올 뉴 ES'를 다음 달 국내에 공식 출시한다. 이달 중순부터는 사전계약을 받고 있다.

1989년 ES가 처음 나온 이후 37년 만에 ES 사상 첫 전기차다. 전기차는 전륜구동 'ES 350e'와 사륜구동 'ES 500e' 두 가지이며, ES 350e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국내 인증 기준 478㎞다.
[서울=뉴시스]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강자로 평가받는 렉서스가 전기 세단 인증 절차를 마무리했다. 사진은 렉서스 준대형 세단 ES350e (사진=렉서스 재팬 홈페이지 캡처)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눈에 띄는 대목은 가격이다. 전기차 'ES 350e' 프리미엄의 시작가는 7160만원으로, 같은 트림의 하이브리드 'ES 350h' 프리미엄(7290만원)보다 130만원 저렴하다.

전기차가 동급 하이브리드보다 비싸게 책정되던 기존 관행을 뒤집고 정면 승부를 선택한 셈이다.

렉서스코리아는 구매 부담을 낮추는 장치도 더했다. 전기차 구매자에게 3년 뒤 차량 가치를 보장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ES 350e 프리미엄은 3년 후 차량 가격의 50%인 3580만원을 기본 잔존가치로 보장한다.

하이브리드 고객층을 지키면서 전기차 수요까지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그간 쌓은 브랜드 신뢰를 전기차로 옮겨 실속형 수요를 끌어오겠다는 계산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로 내실을 다져온 일본 브랜드가 7000만원대라는 승부수를 던졌다"며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실속을 중시하는 구매층의 선택이 다양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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