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조선!" 외친 北 응원단…'가짜 김정은' 등장엔 냉담(종합)[나고야AG]

기사등록 2026/09/21 18:28:23

아이치현 일대 재일조선인 학생 등 北 여자축구팀 응원

남측 기자라 밝히자 "취재에 일절 응할 수 없다"고 반응

'가짜 김정은' 중국계 호주인 인플루언서 등장엔 손가락 욕

신상우호 여자축구, 북한과 1-1 무승부…조 2위로 8강행

[후쿠로이(일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1일(현지시간) 일본 시즈오카현 후쿠로이시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F조 예선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 재일조선인총연합회 응원단이 북한을 응원하고 있다. 2026.09.21. hwang@newsis.com
[후쿠로이(일본)=뉴시스]안경남 기자 = 일본 시즈오카현 후쿠로이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남북전에서 뜨거운 '응원전'이 펼쳐졌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1일 일본 시즈오카 에코파 스타디움에서 북한과 대회 여자축구 조별리그 F조 최종 3차전을 치렀다.

경기 전 비가 내린 5만 석 규모의 시즈오카 스타디움은 빈 곳이 대부분일 정도로 한산했다.

하지만 한국 응원단과 북한 응원단이 집결한 곳의 분위기는 후끈했다.

경기장 본부석 좌측에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구성한 한반도 평화공존 응원단이 태극기와 한반도기를 들고 "대한 민국~"을 외쳤다.

흰색 우비를 입고 온 이들은 붉은색과 파란색 응원봉을 흔들며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후쿠로이(일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1일(현지시간) 일본 시즈오카현 후쿠로이시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F조 예선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 중국계 호주인 인플루언서 하워드 리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흉내내고 있다. 2026.09.21. hwang@newsis.com
전반전 한국 골대 뒤쪽 관중석에는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 수백 명의 재일 조선인들이 ‘이겨라 조선’ 등의 문구가 쓰인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응원가를 열창했다.

'체육강국 건설의 결승선을 향하여', '이겨라! 조선', '공화국의 위용 떨치자'등의 현수막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재일교포 3세 출신의 리성아를 응원하는 응원복도 눈에 띄었다.

북한 응원단에선 "필승 조선!", "우리는 조선사람" 등의 응원구호와 북소리, 응원막대 소리가 경기 내내 끊이질 않고 울려 퍼졌다.

현장을 찾은 한 일본 기자에 따르면 이날 북한 응원단은 아이치현 등에서 온 조선학교 학생들, 지역의 재일 조선인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로이(일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1일(현지시간) 일본 시즈오카현 후쿠로이시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F조 예선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 선수들이 인사하고 있다. 2026.09.21. hwang@newsis.com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는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단을 위해 응원단을 조직했다.

조총련이 응원막대 등 응원도구를 지원했고, 한국의 붉은악마를 연상시키는 티셔츠는 각 조선학교가 자체적으로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뜨거운 응원에도 현장을 취재하는 한국 기자를 향한 시선은 차가웠다.

자신을 조총련 중앙 국제부 부국장이라고 소개한 리주성 북한 응원단 미디어 담당은 한국 기자인 걸 확인하고 "취재는 일절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남북전에는 국제 정치 행사장에서 자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흉내 내 유명해진 중국계 호주인 인플루언서 하워드 리가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후쿠로이(일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1일(현지시간) 일본 시즈오카현 후쿠로이시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F조 예선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 재일조선인총연합회 응원단이 북한을 응원하고 있다. 2026.09.21. hwang@newsis.com
하워드 리는 김 위원장의 머리 스타일과 안경, 검정 색상의 인민복 등을 따라한 복장으로 관중석에 등장했다.

그리고 핵미사일 모양의 인형을 들고 하늘 위로 쏘아 올리는 듯한 포즈를 취했다.

'가짜 김정은'의 등장에 현장 관계자들은 당황한 모습이었지만, 특별히 제지하지는 않았다.

하워드 리는 2024 파리올림픽에서 김 위원장을 흉내 내다 경기장에서 내쫓긴 뒤 구금된 바 있다.

전반이 끝나고 만난 하워드 리는 "내 팀(북한)이 이길 것"이라며 웃었다.

[후쿠로이(일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1일(현지시간) 일본 시즈오카현 후쿠로이시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F조 예선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 후반 한국 윤수정이 팀의 첫 번째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6.09.21. hwang@newsis.com
김정은 흉내를 내는 이유에 대해선 "북한 정권은 국제적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걸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중석을 돌아다니며 사진 촬영에 응한 '가짜 김정은' 하워드 리는 후반전이 시작할 때 북한 응원석으로 향했다.

하지만 현장 관계자와 경찰 등의 제지로 북한 응원석을 코앞에 두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일부 북한 응원 관중은 '가짜 김정은'을 향해 가라는 뉘앙스로 팔을 저은 뒤 손가락 욕을 하기도 했다.

북한 선수단 관계자도 하워드 리가 근처에 나타나자 재빨리 짐을 챙겨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후쿠로이(일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1일(현지시간) 일본 시즈오카현 후쿠로이시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F조 예선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 재일조선인총연합회 응원단이 북한을 응원하고 있다. 2026.09.21. hwang@newsis.com
한편 이날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남북전은 1-1 무승부로 끝났다.

북한이 전반 36분 채은영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한국이 후반 1분 윤수정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2승 1무(승점 7)를 기록한 한국은 북한(2승 1무)과 승점이 같지만 골 득실에서 뒤져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한국의 8강전 상대는 G조 2위 우즈베키스탄이다.

남북전 역대 전적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한국이 1승 5무 16패로 열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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