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생활가로 10개 이상 노선에 그늘쉼터망 조성

기사등록 2026/09/21 11:15:00

그늘·쉼 인프라 구축 시범사업 추진

좁은 보도엔 공간절약형 쉼시설 적용

이달 자치구 공모·다음달 대상지 선정

[서울=뉴시스] 서울시가 공개한 그늘쉼터 조성 전(왼쪽)·후 이미지. (사진=서울시 제공) 2026.0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서울시는 지하철역·버스정류장 등 주요 생활거점으로 가는 길에 걸어서 5분마다 휴식 가능한 '5분 보행쉼터망'을 조성하는 '생활가로 내 그늘·쉼 인프라 구축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

시는 이달 자치구 공모를 거쳐 다음달 시범 대상지를 선정하고 내년 6월까지 10개 이상 노선에 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시가 지난달 발표한 '서울 그늘보행권 선언'의 첫 실행사업이다. 시가 지난달 서울 보도 4031㎞의 그늘 환경을 분석한 결과 평균 그늘 비율은 44.4%였다. 시는 최근 3년간 서울 온열질환자의 31.4%가 길가에서 발생한 점을 고려해 시민 이용이 많은 생활가로의 그늘 단절 구간을 중점적으로 보완한다.

생활가로의 휴식공간 확충 요구도 이어졌다. 지난해 이후 13개 자치구에 접수된 벤치 설치 요구 101건 가운데 63건은 설치됐지만 38건은 보행공간 부족, 차량사고 우려, 주민·상가 반대 등으로 설치되지 못했다.

◆좁은 보도엔 접이식·벽면형 벤치

보행 폭이 좁거나 여유부지가 거의 없는 주거지·근린가로에는 사용하지 않을 때 접을 수 있는 접이식 벤치, 건물·옹벽에 붙이는 벽면형 벤치, 몸을 짧게 기댈 수 있는 벤치를 설치한다. 보행공간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휴식 지점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노상주차장 주변과 도로 모서리 등 자투리 공간도 쉼터 후보지로 발굴한다. 필요한 경우 도로공간을 재구조화해 여유 공간을 만들고 가로수·벽면·화단·차량 진입 방지 말뚝·가드레일 등 기존 시설물에 앉는 시설과 차양을 결합한다.

공간 확보가 특히 어려운 곳은 보행자우선도로를 활용한다. 이미 지정된 곳은 통행 동선과 쉼터 설치 여건을 다시 분석해 정비하고, 보행약자 통행이 많지만 쉼터 공간이 부족한 일반 생활가로를 보행자우선도로로 새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그늘 우선 배치…차량 방호시설 보강

쉼터 위치는 그늘을 우선 기준으로 정한다. 기존 가로수와 인근 건축물의 차양·처마가 만드는 그늘을 활용하고 자연 그늘을 확보하기 어려운 곳에는 그늘막이나 차양을 설치한다. 시간대별 그늘의 위치와 지속시간도 살핀다.

차량과 가까운 쉼터는 운전자 시야를 가리지 않는 곳에 배치하고 야간 조명과 도로 디자인 패턴을 적용한다. 차량 진입 우려가 있는 곳에는 차량 진입 방지 말뚝과 대형 가로화분 등 방호시설 설치를 검토한다.

휠체어·유모차 이용자와 어린이도 이용할 수 있도록 휠체어가 머물 공간과 벤치 높이, 손잡이, 바닥 높이 차이 등을 가능한 범위에서 설계에 반영한다.

일부 구간은 여가와 운동, 주민 소통이 가능한 '보행쉼마당'으로 조성한다. 산책·달리기 동선에는 스트레칭 기구와 휴식공간을 함께 두고 수변가로에는 물길과 경관을 바라보는 쉼터를 만든다. 마을마당과 소규모공원, 공공시설 앞 공간도 생활가로와 연계해 정비한다.

◆이달 공모…내년 6월까지 10개 이상 노선

시는 어르신 등 보행약자가 많이 이용하는 생활가로와 지하철역·버스정류장·시장·병원·복지시설 접근로, 둘레길·마을길·경사로를 우선 검토한다. 시민이 쉼터 설치를 요청한 지역도 후보에 포함한다.

대상지는 보행약자와 보행자 통행량, 쉼터 간 거리, 햇빛 노출시간과 그늘 단절 정도, 공간 확보 가능성, 차량 안전성, 주민·상가 의견 등을 종합해 선정한다. 이후 자치구·지역주민과 구체적인 위치와 시설 형태를 협의해 노선별 실시설계를 마련한다.

시는 내년 6월까지 시범 쉼터를 완공한 뒤 사업 전후 그늘 면적과 체감온도, 이용률, 시민 만족도 등을 비교해 효과를 검증한다. 이를 토대로 유형별 설치 지침을 마련하고 생활권계획과 연계해 2028년부터 서울 전역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창규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그늘보행권을 확보하는 것은 단순히 벤치와 그늘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이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동하며 일상 속 휴식을 누릴 수 있도록 도시의 기본 환경을 바꾸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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