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을 비틀어 50%를 뺏어…지방 자치 부정하는 격"
"일반조정교부금, 25개 자치구 중 강남만 못 받아"
"강남구는 돈 걱정 없다? 속사정 모르고 하는 말"
김 구청장은 지난 18일 집무실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강남은 더 내고 덜 받는데 규제는 이중, 삼중이다. 강남구 재원은 화수분인가"라며 "재정 역차별은 물론이고 재정적으로 고립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지방 자치를 하려면 재원이 관건인데 족쇄를 채우고 예산을 빼앗아 간다"며 "기초지자체의 가장 기본적인 세입원이 재산세인데 목을 비틀어 50%를 뺏어 간다. 이것은 지방 자치를 부정하는 격"이라고 짚었다.
김 구청장은 "2008년부터 시작된 '재산세 공동과세'로 강남구의 재산세 50%를 가져간다. 19년 동안 실 감소액만 약 4조원"이라며, "또 서울시가 자치구에 주는 일반조정교부금을 현재 25개 자치구 중 강남만 한 푼도 못 받는다. 강남 3구로 불리는 송파(708억원)·서초(108억원)도 받는데…"라고 꼬집었다.
절반 남은 재산세도 하반기에 들어오는 탓에 강남구는 상반기에 재정 부족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문제는 재산세가 8월 이후에나 들어온다는 것"이라며 "1월부터 7월은 그야말로 재정 보릿고개가 심각해 정상적인 정책 사업을 추진하는 데 차질이 있다. '강남구는 돈 걱정 없다'는 말은 속사정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고 언급했다.
균형 발전에는 동의하지만 강남구에 일방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김 구청장은 말했다. 그는 "서울 균형발전은 당연히 동의하지만 재정 분배에 있어서 원칙은 있어야 한다"며 "단순히 잘 사는 자치구 돈 가져다가 지원하는 재정 나누기식 방법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서울시가 재건축 공공 기여금을 현금 기부 채납으로 받을 때 서울시 70%, 자치구 30%로 배분하는 것 역시 과도하다고 김 구청장은 지적했다. 그는 "개발로 인한 교통 인프라, 주변 환경 개선 등 사회적 비용 부담이 다 해당 자치구 몫인데 30% 재원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고 짚었다.
김 구청장은 그러면서 "지난해 3월에 서울시 구청장협의회에서 현금 기부채납 배분 비율을 30%에서 50%로 상향 조정하자는 안건을 논의한 적이 있다"며 "일부 자치구의 반대로 통과는 안됐지만 모두를 만족할 수 있는 합리적인 비율 도출을 위해 계속해서 건의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정부의 세제 개편안 등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김 구청장은 쓴소리를 했다. 강남구민을 겨냥한 징벌적 과세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는 "평생 1가구 1주택을 갖고 장기 보유하면 세제 혜택을 준다고 해서 믿고 살아왔는데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고 갑자기 세금 많이 내라고 하고, 내기 싫으면 팔고 나가라는 것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정책은 아니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부동산 세법이 복잡해지자 강남구는 찾아가는 부동산 세금 구민 설명회를 개최하고 취득세 선제 환급, 지방세 미환급금 지급 등 구민들을 위한 세금 관련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500명 대상으로 한 차례 개최하려던 설명회는 접수 하루 만에 마감되면서 두 차례 더 열었다. 축제나 재건축조합 총회 현장을 직접 찾아가 무료 세금 상담도 한다.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이 거주 이전의 자유 침해 소지가 있다고 봤다. 김 구청장은 "내가 살고 싶은 데서 내가 세금 내고 살면 되는데 집값이 비싸니 세금 많이 내고, 못 내면 지방에 가서 살라는 것"이라며 "정부 정책을 신뢰하고 꼬박꼬박 세금을 낸 사람들을 투기꾼 취급한 것이다. 1가구 1주택은 투기꾼 취급을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남에는 집 한 채 보유하며 평생을 살아온 고령자가 많다"며 "그런데 세금 낼 돈 없으면 집 팔고 지방 가라 하는 것은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덧붙였다.
또 "나이 70세가 넘었는데 세금 때문에 평생 살던 고향 같은 동네를 떠나 아무 연고도 없는 곳으로 가라는 게 과연 정의롭고 공정한가"라고 따졌다.
김 구청장은 강남구가 고립 상태라며 성장 동력을 찾아 돌파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강남구는 시기와 견제, 규제의 대상이 됐다. 지금 부동산 세제 개편안도 견제와 규제의 대상인 강남구"라며 "콕 집어서 강남으로 얘기 안 했을 뿐이지 실제로는 강남을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모순되고 또 도와주지 않는 이 고립무원의 상태를 벗어나려면 스스로 성장 동력을 찾아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재건축을 통해 노후한 주거 환경을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취임 후 '강남 재건축 신속화합 TF'를 구성해 은마아파트, 압구정 1~6구역 등 관내 103개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은마아파트의 경우 법정 기한 60일보다 33일을 앞당겨 사업 시행 계획을 인가했다.
또 김 구청장은 국제교류복합지구와 현대GBC, 영동대로 지하 복합개발 사업이 추진되는 삼성동 지역, 로봇·AI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수서 지역, K-콘텐츠를 활용하는 압구정·청담·논현·역삼 지구를 성장의 축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3대 미래 성장 프로젝트를 완성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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