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號 '금융 대전환' 1년…부동산 대신 첨단산업·자본시장에 자금 물꼬

기사등록 2026/09/15 15:07:33 최종수정 2026/09/15 15:28:24

200조 국민성장펀드 출범·신혼부부 대출 핀셋 지원…'생산적 금융' 박차

배드뱅크 설립해 장기연체 채권 소각…약탈적 추심 근절 등 포용금융 강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혼선 책임론도…금융공공기관 지방이전은 변수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 비상경제점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09.10.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이재명 정부의 첫 금융수장인 이 위원장은 지난 1년간 부동산으로 쏠리던 자금을 자본시장과 첨단주력산업으로 유도하는 한편, 취약계층 채무 감면 등 '생산적·포용적 금융'을 위한 구조 개혁에 주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위원장은 1년 전 취임사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금융 대전환의 필요성을 피력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우리 금융이 담보대출 위주의 손쉬운 방식에 치중하면서 부동산 쏠림과 가계부채 누적을 초래했고, 실물경제의 혁신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책자금을 AI 등 첨단산업과 벤처·기술기업에 중점 공급해 민간 자금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모험자본 확충과 코스닥 시장 개편을 통해 자본시장이 기업 성장의 사다리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후 이 위원장은 미래 원천기술과 국가전략기술에 정책 자금을 장기 공급하기 위해 20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공식 출범시켰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등 12대 첨단산업과 우주항공 등 신성장 분야에 자금 물꼬를 터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엄격한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청년과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를 향한 '핀셋 지원'을 병행했다. 청년 대상 '비아파트 보금자리론'을 신설하고, 결혼으로 부부합산 소득이 늘어 정책대출 대상에서 제외되던 이른바 '신혼부부 페널티'를 전격 해소했다.

주택공급 유도를 위한 후방 지원도 강화했다. 중·소형 건설사를 대상으로 정비사업 대출(사업비·분담금·이주비) 보증 상품을 신설하고 이주비 대출 한도를 넓혔다. 임대사업자의 신축 비아파트 매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하고, 주거사업장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도 2년간 유예했다.

자본시장 체질 개선 노력도 이어졌다. 금융위는 지난 3월 중복 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부실기업의 시장 퇴출을 본격화했다. 혁신기업 육성을 위해 코스닥 시장을 2개 리그로 개편하는 한편, 주가조작 근절을 위한 합동대응단 인력도 대폭 확충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기반을 다졌다.

포용금융 측면에서는 약탈적 추심을 근절하고 장기 연체 채무자의 재기를 돕는 데 집중했다. 배드뱅크인 '새도약기금'을 설립해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 연체 채권을 일괄 매입한 뒤 상환 능력에 따라 소각 또는 채무조정을 진행했다. 취약 채무자에게 고통을 주던 연체채권 매입추심업의 진입 장벽과 규제도 대폭 강화했다.

다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논란도 적지 않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허용으로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이에 금융위는 예탁금 기준을 높이고 개인별 투자 한도를 제한하는 '총량 규제' 등 뒤늦게 수습책을 내놓았으나, 시장 변동성이 급격하게 커지는 등 정책 혼선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울러 연내 정부가 금융당국과 금융공공기관을 지방 이전 대상에 포함할지도 향후 조직 안팎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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