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듀오, 펼치면 7.6인치…아이패드와 동일한 '레귤러' 대화면 환경 사용
펼치면 아이패드처럼 '레귤러' 화면…사이드바·다단 UI 개발자산 공유 가능
정체된 태블릿 시장서 폴더블폰이 대화면 앱 투자 늘리는 '낙수효과' 기대
아이폰 듀오의 대화면에 맞춘 전용 앱이 늘어나면, 아이패드용 앱 환경까지 함께 좋아지는 '낙수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듀오 공개 직후 개발자를 대상으로 별도 가이드와 교육 프로그램을 내놨다.
이달 중 전 세계 개발자를 대상으로 '아이폰 듀오 워크숍'을 열고, 16~17일에는 온라인 그룹랩, 23일에는 스위프트UI·UI키트 관련 질의응답도 진행한다. 아이폰 듀오를 가상으로 테스트할 수 있는 X코드 27.1 베타도 이달 제공한다.
◆7년 폴더블 숙제 '앱 최적화'…애플, 개발자 생태계 움직인다
폴더블폰은 2019년 첫 상용 제품이 등장한 뒤 화면과 힌지, 두께 등 하드웨어는 빠르게 발전했지만 앱 최적화는 고질적 숙제로 남았다. 화면을 펼쳐도 스마트폰 앱을 단순히 늘려 표시하거나, 접고 펼칠 때 화면 구성이 어색하게 바뀌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애플은 이를 운영체제(OS)와 개발자 생태계에서 풀겠다는 전략이다. 듀오의 넓어진 화면을 앱이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운영체제(OS)와 개발 환경부터 손봤다. 아이폰 듀오는 접으면 5.4인치, 펼치면 7.6인치 화면을 사용할 수 있고 내부 화면 해상도는 1878×2670이다. 일반 아이폰보다 가로가 넓다.
특히 애플은 듀오를 펼쳤을 때 화면을 가로·세로 모두 '레귤러(regular)' 크기로 분류한다. 주요 아이패드 역시 같은 레귤러 환경을 사용하는 만큼, 개발자 입장에서는 듀오와 아이패드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대화면 인터페이스를 설계하기가 한층 수월해진다.
개발자가 화면 크기에 따라 자동으로 바뀌는 적응형 레이아웃을 적용하면 같은 앱이 작은 아이폰 화면에서는 한 열로, 듀오나 아이패드 같은 넓은 화면에서는 두 열이나 사이드바 구조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은 내비게이션 스플릿 뷰·UI 스플릿 뷰 컨트롤러 등 표준 구성요소를 사용하면 듀오의 여러 형태에 자동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줌·슬랙 등은 이미 최적화에 나섰다. 줌은 듀오를 펼쳤을 때 공유 화면과 회의 참가자를 함께 보여주고, 슬랙은 전체 작업공간을 한 화면에 띄운다. 아이폰에서는 처음으로 두 앱을 나란히 띄우는 '스플릿뷰'도 지원된다.
이 변화가 아이패드에 예상 밖의 반사이익을 줄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 개발자 입장에서 아이패드만을 위해 별도의 대화면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은 투자 대비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었다. 이에 상대적으로 아이폰 화면을 우선하고 아이패드에서는 이를 확대해 보여주는 방식에 그치는 앱도 있었다.
하지만 듀오가 아이폰의 한 축으로 자리 잡으면 상황이 달라진다. 개발자는 최상위 아이폰 이용자를 잡기 위해서라도 넓은 화면과 창 크기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듀오 대응 과정에서 만든 사이드바·다단 레이아웃·화면 크기별 재배치 기능은 아이패드에서도 상당 부분 활용할 수 있다.
애플도 이미 이 방향으로 개발 환경을 바꾸고 있다. 올해 iOS·아이패드OS에서는 앱이 특정 기기 크기에 고정되는 대신 다양한 창 크기에 맞춰 유연하게 변하도록 '리사이저빌리티(resizability)' 지원을 확대했다. 스위프트UI나 오토 레이아웃, 크기 변화 대응 기능을 사용했다면 듀오와 아이패드 모두에서 대화면 대응이 쉬워진다는 설명이다.
아이패드 입장에서는 반가운 변화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태블릿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12.3% 줄었다.
IDC는 메모리 가격 상승뿐 아니라 AI PC와 폴더블폰이 태블릿의 생산성·콘텐츠 소비 영역을 잠식하면서 태블릿이 '존재 이유'를 다시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애플 역시 최근 분기 아이패드 매출이 61억91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 감소했다.
◆태블릿 잡아먹을 폴더블이 아이패드 살릴까…결국 관건은 앱
아이폰 듀오는 본래 아이패드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제품이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 펼치면 7.6인치 화면을 쓸 수 있어 웹서핑·영상·간단한 문서 작업 등 아이패드의 일부 용도를 대신할 수 있어서다.
반대로 듀오 때문에 개발자들이 대화면용 앱을 더 적극적으로 만들면 아이패드의 앱 경험이 함께 개선되는 역설도 가능하다. 폴더블폰이 태블릿 수요 일부를 빼앗는 동시에 태블릿용 소프트웨어 투자를 다시 늘리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듀오 앱을 만들었다고 아이패드 앱이 자동으로 최적화되는 것은 아니다. 화면 크기와 입력 방식, 멀티태스킹 환경 등이 다른 만큼 기기별 검증과 조정은 필요하다.
결국 관건은 아이폰 듀오 판매량이다. 새로운 폼팩터가 충분한 이용자를 확보해야 개발자들이 대화면 최적화에 들이는 비용도 정당화될 수 있다. 아이폰 듀오가 성공한다면 그동안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나뉘어 있던 앱 설계의 경계도 함께 흐려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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