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사람만 부르면 끝?…귀농·귀촌 '정착 퍼즐' 맞춘다

기사등록 2026/09/11 11:03:46 최종수정 2026/09/11 12:04:24

교육·융자 넘어 농지·일자리·지역사회까지 연계 필요

내년 농지 공급 5230㏊→6800㏊…은퇴직불 단가 10%↑

"지역이 필요한 사람 찾고 농업 승계 준비해야"

[밀양=뉴시스] 삼랑진읍 임천리에 조성된 청년농촌보금자리 전경. (사진=밀양시 제공) 2026.08.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농촌 인구 감소에 대응해 도시민을 불러들이는 정책이 교육·자금 지원을 넘어 '정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농촌 생활을 경험하게 하고 영동 초기 소득을 지원하는 유입책뿐 아니라 실제 정착에 필요한 농지와 일자리, 지역사회에서 맡을 역할까지 지역 단위에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내년도 예산안에서 청년농의 영농 준비와 농지 공급, 농촌 체류 지원을 확대하며 정착 기반 강화에 나섰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2027년도 예산안에 예비농업인의 역량 진단과 이론교육, 현장실습을 연계한 가칭 '청년농업학교' 신설 예산 90억원을 편성했다. 지원 대상은 1150명이다.

영농 초기 소득을 보전하는 청년농 영농정착지원금에는 1065억원을 배정했다. 지원액은 월 최대 110만원이다. 후계농육성자금 공급 규모도 올해 1조원에서 내년 1조13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귀농·귀촌인이 농촌 생활을 미리 경험할 기회도 넓힌다. 청년이 농촌에서 휴식과 일, 생활을 함께 경험하며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K-농산어촌 청년 워킹홀리데이' 사업에 25억9000만원을 신규 투입한다.

영농 정착의 가장 큰 문턱 중 하나인 농지 공급도 확대한다. 정부는 공공비축농지 임대와 농지 매매, 선임대 후 매도 등에 투입하는 지원 예산을 올해 1조8077억원에서 내년 2조2617억원으로 25.1% 늘릴 방침이다.

이를 통해 청년농 등에 공급하는 농지를 5230㏊에서 6800㏊로 30.0% 확대한다. 공공임대용 농지 매입 면적은 4200㏊에서 5850㏊로 늘리고, 농지 매매 물량도 380㏊에서 400㏊로 확대한다.

한쪽에서는 고령농이 농사를 그만두고 싶어도 농지를 넘겨받을 사람을 찾기 어렵고 다른 한쪽에서는 청년·신규 농업인이 영농에 진입하려 해도 적합한 농지를 구하지 못하는 불일치를 줄이려는 취지다.

고령농의 은퇴와 청년농의 농업 진입을 함께 지원하는 농지이양은퇴직불 예산은 297억원에서 312억원으로 늘린다. 농지를 매도하거나 매도를 조건으로 임대한 고령농에게 지급하는 직불금 단가도 10% 인상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교육과 자금, 농지 공급만으로 귀농·귀촌인의 정착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농업을 이어갈 사람과 은퇴를 준비하는 농민, 승계할 농지를 마을이나 읍·면 단위에서 미리 파악하고 연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귀농 희망자에게 교육과 자금을 제공한 뒤 농지를 스스로 구하도록 맡기는 기존 방식에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지역사회가 필요한 사람을 찾고 농민으로 육성하며 농지와 판로, 이웃 농민과의 관계까지 연결해야 한다는 취지다.

귀촌정책 역시 막연한 인구 유치보다 지역에 필요한 돌봄과 교육, 문화, 교통, 환경관리 등의 역할을 발굴하고 이를 맡을 사람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새로 유입된 주민이 지역사회와 관계를 형성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자리 잡아야 지속적인 정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 농촌 중심지의 문화·복지·보육 복합 서비스 거점과 배후마을 서비스 전달체계 구축, 지역 역량 강화에 4500억원을 투입한다. 왕진버스 등 찾아가는 의료서비스와 주민 공동체 기반 돌봄에도 259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처분 대상 농지를 사는 것보다 청년이나 농업에 진입하려는 사람에게 제대로 농지를 공급하기 위한 공공비축농지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며 "농지은행 예산을 내년에 약 25% 늘렸고 국회 단계에서도 추가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창=뉴시스] 고창군 청년농업인 스마트팜단지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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