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피카, 데뷔 10년 만에 홀로 빚은 고백…'올드 판타지'

기사등록 2026/09/03 12:00:00

오늘 새 EP 발매…전곡 작사·작곡·프로듀싱 단독 완성

"은유 벗고 자전적 서사 정면 응시"

[서울=뉴시스] 씨피카. (사진 = 유니버설뮤직 코리아 제공) 2026.09.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국내 전자음악을 대표하는 프로듀서 겸 싱어송라이터 씨피카(CIFIKA)가 데뷔 10년 만에 온전히 홀로 빚어낸 음반을 내놓았다.

3일 유니버설뮤직 코리아에 따르면 씨피카는 이날 오후 12시 새 EP '올드 판타지(Old Fantasy)'를 공개했다.

이번 음반은 씨피카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전곡의 작사·작곡·프로듀싱을 단독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그간 여러 프로듀서와의 협업을 통해 감각적인 사운드를 선보여온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 은유 뒤에 숨겨뒀던 자전적 서사를 정면으로 꺼내 보였다. 보컬을 수십 겹 쌓아 올려 마치 합창처럼 들리게 만든 기법으로 '30명이 한 사람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듯한' 고유의 질감을 구현했다.

타이틀곡 '헥스(HEX)'는 어린 시절 접했던 클래식 훈련과 합창단 경험을 자양분 삼은 곡이다. 반복되는 피아노 선율 위로 신스 베이스와 현악 앙상블을 층층이 얹고, 겹겹이 쌓아 올린 보컬로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몰아치던 전개가 갑작스럽게 단절되며 남기는 여운이 도드라진다.

수록곡 전반은 2024년 겨울의 한밤에서 출발했다. 예술가의 분노와 선언을 담은 첫 곡 '후(Who)'를 시작으로, 여섯 살 풋사랑의 기억을 은유 없이 고백한 '마인(Mine)', 관계의 균열을 청각화한 '패싱 어 가십(Passing a Gossip)', 자장가와 악몽의 교차점을 직조한 '룰라바이(Lullaby)', '올 비코즈 오브(All because of)', 마지막 트랙 '비롱 투 유(Belong 2 U)'까지 총 7편의 내밀한 기억과 감정을 엮었다.

비주얼 연출에서는 외부 협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드래곤, 빅뱅 등의 비주얼을 이끈 노재훈(RUFF DRAFT) 감독이 시각 연출을 맡았다. 에스파와 실리카겔 등의 뮤직비디오를 작업한 멜트 미러(Melt Mirror) 감독이 타이틀곡 뮤직비디오 메가폰을 잡았다.

씨피카는 2016년 EP '인텔리전시아(INTELLIGENTSIA)'로 데뷔했다.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한대음)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노래 부문('마이 에고'), 제21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일렉트로닉 노래 부문('허시')을 수상하는 등 평단의 지지를 받아왔다. 2018년 미국 20개 도시 투어를 성료했으며, 디 엑스엑스(The xx) 로미(Romy)의 리믹스 작업 및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 PS1 전시, 방탄소년단(BTS) 루이비통 쇼 음악 작업 등 전방위적 행보를 이어왔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이번 앨범에 대해 "지난 10년간 씨피카가 가진 다면체적 면모의 가능성과 한계를 돌아보며, 온전히 자신만의 미학을 찾아낸 작품"이라 평했다. 이어 "분노와 풋사랑, 지난한 과거의 기억을 지나 마침내 마주한 고요의 세계이자, 그 어느 때보다 솔직한 씨피카의 내면을 마주하는 시간"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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