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 '한줄? 두줄?'…"배려 우선" vs "안전 중요"

기사등록 2026/08/29 16:27:40 최종수정 2026/08/29 16:36:23

행안부, 에스컬레이터 안전 이용 '모두의 토론회'

사전 설문조사 결과…국민 74% 두줄, 65% 한줄

전문가들도 의견 엇갈려…이동효율 시험 눈길도

[서울=뉴시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29일 오후 서울 연세대학교 백양누리에서 에스컬레이터의 안전한 이용 방안을 논의하는 '모두의 토론회'에 참석하여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에스컬레이터, 한 줄로 서야 할까? 두 줄로 서야 할까?"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에스컬레이터 안전 이용'을 주제로 열린 두 번째 '모두의 토론회'에서는 에스컬레이터 이용 방식을 두고 국민 200여명과 전문가 등 참석자들의 의견이 팽팽히 갈렸다.

'모두의 토론회'는 복잡하고 찬반이 갈리는 정책에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고 더 나은 방향을 찾기 위해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국민 참여형 정책 토론회다. 지난달 26일에는 '광화문 한글 현판 병기'를 주제로 첫 번째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국민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짐과 끼임 등 안전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안전한 이용 방식에 대한 국민과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에스컬레이터 이용 정책은 그간 여러 차례 변화해왔다.

1998~2008년에는 급한 사람을 위해 한 쪽에 서고 나머지 한 쪽은 비워두고 걷는 '한 줄 서기' 문화가 도입됐고, 특히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전국에 확산했다.

그러나 무게 쏠림에 따른 고장과 걷거나 뛰다가 넘어지는 사고 등 안전 문제가 제기되면서 2009~2014년에는 '두 줄 서기' 캠페인이 실시됐다.

이후 한 줄 서기를 선호하는 여론이 적지 않고, 해외에서도 두 줄 서기를 강제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2015년 두 줄 서기 캠페인은 중단됐다.

현재는 특정한 줄 서기 방식보다 ▲손잡이 잡기 ▲걷거나 뛰지 않기 ▲노란 안전선 안에 탑승하기 등 '3대 안전 수칙'이 권고되고 있다. 다만 여전히 한 줄 서기 관행이 이어지면서 11년 만에 다시 공론화가 추진된 것이다.

실제 올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에스컬레이터 이용 국민의식조사'를 보면 에스컬레이터 이용 방식은 49.9%가 '두 줄 서기', 50.1%가 '한 줄 서기'로 팽팽하게 맞섰다.

두 줄 서기 이유는 '안전하려고'가 42.4%로 가장 많았다. 한 줄 서기 이유는 '빠르게 가려는 사람을 배려하려고'가 40.1%로 가장 많았고, '사회적 분위기와 습관 때문'이 21.3%로 뒤를 이었다.
[서울=뉴시스]에스컬레이터 (사진=유토이미지)

이날 토론회에서 공개된 사전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조금 늦어지더라도 모두가 안전하게 두 줄로 서서 타는 것이 바람직하다' 74%, '신속한 이동을 위해 한 줄로 타고, 한 줄은 급한 사람을 위해 비워주는 것이 좋다' 65%로 의견이 갈렸다.

발제를 맡은 장계련 한국산업관계연구원 공공행정본부장은 "한 줄 서기를 하는 사람을 단순히 안전 의식이 낮다고 볼 수 없고, 두 줄 서기를 하는 사람을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라고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의 핵심은 '한 줄이냐, 두 줄이냐'가 아니라 서로 다른 이용 방식이 같은 공간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모두가 다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공통의 기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발제에 이어 진행된 전문가 패널 토론에서도 한 줄 서기와 두 줄 서기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특히 지난 18일 퇴근시간 구리역에서 진행된 에스컬레이터 이동 시간 간이 실험이 눈길을 끌었다. 한 줄 서기 결과 평균 106.5초(10회 실험, 92명), 두 줄 서기 결과 평균 102초(10회 실험, 112명)로 나타났다.

허억 가천대 국가안전대학원 교수는 "해당 실험 하나만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이동의 효율 측면에서는 적어도 한 줄 서기가 더 효율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장 교수는 "개인의 이동 속도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 줄 서기가 에스컬레이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허윤섭 한국승강기대학교 승강기공학부 교수는 "보행 충격과 편·하중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한 줄 서기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입증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국민들은 전문가 패널 토론을 바탕으로 1·2차 분임 토론을 거쳐 한 줄 서기와 두 줄 서기에 대한 최종 의견을 내놓을 예정이다.

행안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모인 국민의 생각과 제안을 바탕으로 에스컬레이터의 안전한 이용 환경을 조성하고 실효성 있는 안전 문화 개선 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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