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월 삼성 기대감에 거래 급증
7월 규제 이후 거래 92% 급감
9월 사내대출 시행에 매수세 촉각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7월 규제지역 지정 이후 거래량이 90% 넘게 급감했던 경기 화성시 동탄구에서 최근 아파트값 상승폭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상반기 삼성전자 성과급 기대감에 달아올랐다가 정부의 대출·세제 규제로 급격히 냉각된 시장이 다음 달 최대 5억원 규모의 사내 주택대출 시행을 앞두고 다시 움직일지 관심이 주목된다.
다만 동탄 핵심지 집값이 단기간 급등해 서울 외곽과 경기 주요 지역 가격을 넘어선 데다 분당 등 상급지로 이동하는 수요도 늘어나며, 높아진 가격이 오히려 상급지 갈아타기를 자극해 추가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규제에 급랭한 동탄…삼성 사내대출에 다시 촉각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동탄구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6월 1914건에서 7월 152건으로 92.1% 급감했다.
동탄은 앞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성과급 지급과 저금리 사내 주거안정 지원 제도 도입 기대가 겹치면서 거래가 빠르게 늘었다. 아파트 거래량은 4월 954건에서 5월 1259건으로 32.0% 증가한 데 이어 6월에는 1914건으로 다시 52.0% 늘었다. 삼성전자 사업장과 가까운 동탄을 중심으로 임직원들의 주택 매수 여력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 선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파트값 상승폭도 5월부터 가파르게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동탄구 아파트값은 4월 말 주간 0.20% 수준의 상승률을 보이다 5월 들어 0.3~0.4%대로 상승폭을 키웠다.
6월 들어서는 첫째 주 0.60%로 오른 데 이어 6월8일 1.98%, 15일에는 2.22%까지 치솟았다. 삼성전자 임직원의 매수 여력 확대 기대와 규제 전 막차 수요 등이 맞물리면서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부가 7월1일부터 동탄구를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규제지역 지정에 따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금융 규제가 강화됐고, 이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도 묶이면서 거래 문턱이 높아졌다.
가격 상승폭도 빠르게 축소됐다. 동탄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7월6일 1.29%에서 13일 0.73%, 20일 0.25%, 27일 0.15%로 낮아졌다. 이후에도 8월17일에는 0.12%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상승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 24일 기준 동탄구 아파트값은 한 주 동안 0.54% 올라 전주 0.12%보다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의 사내 주택대출 시행을 앞두고 동탄 주택시장에서도 다시 매수세 유입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9월1일부터 무주택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거안정 지원 제도 접수를 시작할 예정이다. 주택 매매자금은 최대 5억원, 임차자금은 최대 3억원까지 지원한다.
개인이 부담하는 금리는 연 1.5%이며 회사가 3.1%를 부담한다. 수도권의 경우 25억원 이하이면서 주거전용면적 85㎡ 이하인 주택과 오피스텔이 대상이다.
매매자금은 3년 거치 후 10년에 걸쳐 원리금을 균등 상환하는 구조다. 대출 실행일 현재 본인과 배우자 모두 주택과 분양·입주권, 오피스텔을 보유하지 않은 무주택 임직원이어야 한다.
시중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 부담이 크게 낮은 만큼 규제 이후 위축된 동탄 시장에 새로운 매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은 "저금리 사내대출은 해당 지역의 유동성을 키우는 요인인 만큼 대상이 되는 무주택 임직원들은 최대한 활용하려 할 것"이라며 "현재 동탄이나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도 아니고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최근 대출 규제로 시중 금융권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사내대출은 새로운 자금 조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분당 가격 따라붙은 청계동…추가 상승은 '한계'
다만 동탄 핵심 지역의 아파트값이 단기간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가격이 서울 외곽이나 경기 주요 지역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동탄 주택을 처분하고 상급지로 이동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부동산지인'에 따르면 8월 기준 동탄구의 3.3㎡(1평)당 아파트 매매가격은 2830만원으로 용인시 수지구(3034만원)보다 낮고 구리시(2883만원), 수원시 영통구(2718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최근 가격 상승이 집중된 동탄구 청계동은 3.3㎡당 아파트 매매가격이 3924만원에 달했다. 올해 1월 3005만원과 비교하면 919만원, 30.6% 오른 수준이다.
현재 청계동의 3.3㎡당 매매가격은 서울 성북구(3533만원), 관악구(3427만원)보다 높다. 경기에서도 하남시(3754만원), 안양시 동안구(3461만원)를 웃돌고 성남시 수정구(4590만원)와의 가격 격차도 좁혀진 상태다.
실제로 동탄에서 경기 상급지로 주거지를 옮기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지역별 인구이동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동탄구에서 성남시 분당구로 주소지를 옮긴 인구는 69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79명보다 220명(45.9%)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 기준 동탄구에서 분당구로 이동한 인구는 2023년 475명, 2024년 509명, 지난해 479명으로 400명대 후반에서 500명대 초반에 머물렀다. 올해는 처음으로 600명을 넘으며 관련 집계가 이뤄진 2023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매수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성시 거주자의 성남시 분당구 집합건물 매수는 25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5건보다 75.9% 증가했다.
윤 팀장은 "비슷한 가격에 더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주택을 살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수요가 이동하게 된다"며 "자동차도 비슷한 급의 다른 차가 더 저렴하면 기존 차를 선택하는 것을 주저하게 되는 것과 같은 대체재 효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탄 가격이 지금보다 더 오르기 위해서는 분당이나 서울 등 상급지와의 가격 격차가 충분히 벌어져 있어야 한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가격에 주택을 살 수 있다면 굳이 동탄을 선택할 이유가 줄어드는 만큼 추가 상승폭은 주변 상급지와의 상대적인 가격 차이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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