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戰 6개월]트럼프 전쟁목표, '핵위협 제거→호르무즈 개방' 후퇴

기사등록 2026/08/28 12:05:19 최종수정 2026/08/28 13:06:24

"4~6주 내 작전" 공언했으나 6개월 넘겨

美, 국제유가 140$ 돌파에 호르무즈 집중

이란 '호르무즈 확보시 美 재침방지' 판단

[워싱턴=AP/뉴시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28일(현지 시간) 6개월을 맞았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쟁 목표가 '이란 핵무장 위협 제거'에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으로 바뀌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6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6.08.28.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28일(현지 시간) 6개월을 맞았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쟁 목표가 '이란 핵무장 위협 제거'에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으로 바뀌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을 4~6주 내 종결한다는 방침 하에 지난 2월28일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전역을 공습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모하마드 파크푸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등 정권 수뇌부 상당수가 전쟁 첫날 폭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개시 직후 발표한 영상 메시지에서 작전 목표가 이란 핵무장 저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나아가 정권 전복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 야망을 포기할 기회를 그들이 모두 거부했다"고 했다. 이어 이란 국민을 향해 "우리가 일을 마치면 정부를 장악하라"고 했다.

그러나 미국이 끝내 지상군 투입을 배제하면서 이란 정권은 살아남았다. 지난 1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위기를 맞았던 이란 정권은 사망한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 차남인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후임자로 추대하고 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결집해 항전 체제를 다졌다.

이란은 미군기지가 있는 걸프 각국에 보복 공격을 가하는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을 틀어막고 장기 농성전에 들어갔다. 혁명수비대는 전쟁 4일차인 3월3일 "호르무즈 해협으로 단 한 방울의 석유도 통과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은 불태울 것"이라고 했다.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던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국제유가는 배럴당 140달러 선을 넘기며 폭등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안정이 시급한 트럼프 행정부는 점차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최우선 목표로 삼기 시작했다.

AP통신은 이에 대해 "6개월간 전쟁 양상이 변하면서 미국의 목표가 달라졌다. 미국의 현재 주요 목표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다. 해협 폐쇄로 연료와 농업 비료 가격이 상승했고, 이로 인해 미국 내 경제적 압박이 커졌다"고 짚었다.
[테헤란=AP/뉴시스] 지난 4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아르바인 의식 중 한 여성이 이란 국기를 흔드는 모습. 뒤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초상이 걸린 현수막이 보인다. 2026.08.28.

이란도 호르무즈 해협 차단이 핵무기 이상의 대미 억지력이라고 보고 해협 통제력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즉각 개방을 위해 총력 압박에 나섰으나 이란은 일체의 타협을 거부하고 있다.

양국은 전면전 39일 만인 4월6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골자로 하는 '2주 휴전'에 전격 합의했으나 해협 통제권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충돌을 재개했고, 2개월 후인 6월17일 체결한 '60일간 자유 통항' 종전 양해각서(MOU) 체제 역시 호르무즈 통제권 이견으로 붕괴됐다.

이란은 특히 "이란은 즉시 60일에 한해 비용 없이 페르시아만에서 오만만으로, 그리고 반대 방향으로 가는 상선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MOU 제5항이 자국의 독자 통제권 인정 조항이라고 주장하며 미국의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

이란은 자국의 호르무즈 해협 관리 권한을 제도화해낼 경우 향후 미국·이스라엘의 재침공을 구조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대해 "이란이 호르무즈 통항 선박을 공격함으로써 세계 에너지 흐름을 차단할 수 있는 '킬 스위치'를 확보하면서 전쟁의 성격을 해협 내 패권 투쟁으로 바꿨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역시 완강하다. 미국은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에 제재를 부과하겠다는 '경제적 고립 작전'을 꺼내들어 경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고,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재국 측에 'MOU로 복귀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주요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전쟁 목표가 흔들리면서 종전 전망이 불투명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MS나우는 "6개월이 지난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불필요한 군사 공격을 무모하게 시작한 대통령은 이제 자신이 초래한 참사를 어떻게 끝내야할지조차 모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USA투데이도 "워싱턴은 압도적 무력과 제재로 약소국을 굴복시킬 수 있다고 믿지만 이란이 회복력과 인내력을 보여주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전쟁이 전 세계 소비자에 큰 비용을 전가하는 혼란으로 변했다. 결국 어느 쪽도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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