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원료 75% 쓰지만 해외 진출은 10%도 안 돼…그린바이오 '성장 한계'

기사등록 2026/08/28 09:06:50 최종수정 2026/08/28 09:14:25

KREI, 천연물·식품소재 기업 156곳 실태조사

R&D 전담조직 19.9%·ISO 인증 18.7%에 그쳐

"원료 생산부터 제품화·수출까지 전주기 지원해야"

[평창=뉴시스]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 공사현장 전경. (사진=평창군 제공) 2026.07.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국내 그린바이오 천연물·식품소재 기업의 국산 원료 사용 비율이 75%를 넘었지만 해외시장 진출 경험이 있는 기업은 10곳 중 1곳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R&D)과 품질 표준화, 인증 역량 부족으로 국산 농산물의 고부가가치 제품화와 수출이 막히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그린바이오 산업의 성장산업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천연물·식품소재 기업 156곳의 국산 원료 사용 비율은 75.5%로 조사됐다. 수입 원료 비율은 24.5%였다.

국산 원료 활용도는 높았지만 원료 공급 구조는 취약했다. 원료 조달 방식은 외부 공급사 구매가 43.5%로 가장 많았고 자가 재배는 16.5%, 계약재배는 13.9%에 그쳤다. 원료 생산과 기업을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공급망이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원료의 품질과 이력을 관리하는 기반도 미흡했다. 표준계약서를 운영하는 기업은 44.4%, 품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기업은 58.0%로 집계됐다. 이력관리 시스템 운영률은 71.6%였다. 원료의 세척·건조·분쇄 등 전처리 공정을 모두 자체 수행하는 기업도 41.3%에 불과했다.

소재 개발과 인증 단계에서는 기업의 취약성이 더욱 두드러졌다. R&D 전담조직을 보유한 기업은 19.9%, 품질관리 조직을 갖춘 기업은 31.4%에 그쳤다. 기술개발 경험이 있는 기업도 38.0% 수준이었다.

인체적용시험이나 안전성 평가를 자체 수행할 수 있는 기업은 약 20%에 머물렀다. 우수건강기능식품제조기준(GMP) 인증을 확보한 기업은 31.4%,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 보유 기업은 18.7%로 조사됐다.

주요 가공 공정도 건조 21.0%, 분쇄 20.0%, 일반추출 14.9% 등 1차 가공에 집중됐다. 농산물을 단순 가공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기능성을 검증하고 고부가가치 소재로 개발하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기능성 제품을 생산한 경험이 있는 기업은 68.6%였지만 건강기능식품 인허가를 받은 제품은 15.0%에 그쳤다. 제품 유형은 일반식품이 38.9%로 가장 많았고 화장품 28.1%, 생활용품 10.6% 순이었다.

해외시장 진출 경험이 있는 기업은 9.6%에 불과했다. 기능성 검증과 국제 인증, 공정 표준화 역량 부족이 수출 확대를 가로막는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연구진은 원료 생산부터 소재 개발, 제품화와 수출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원료 단계에서는 표준화와 이력관리를 강화하고 소재 개발 단계에서는 공정 재현성과 기능성 검증·인증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품화 단계에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안전원료인증(GRAS) 등 해외 인증 취득을 위한 바우처를 제공하고, 수출상담회와 해외 바이어 연결을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중앙정부 부처별로 분산된 R&D와 인증·사업화 지원을 연계하고, 권역별 산업 거점과 위탁개발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윤종열 KREI 연구위원은 "그린바이오 천연물·식품소재 산업은 농업이 식품과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으로 확장되는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정부의 제도 설계와 지방자치단체의 현장 실행이 연계되는 전주기 지원체계를 구축하면 농업의 부가가치와 국내 그린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주=뉴시스]진주시, '그린바이오 특화작물' 시범사업 추진.(사진=진주시 제공).2026.06.19.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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