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무당·착호갑사 외 사무라이 등 동아시아 직업 6종 재해석
내년 PC·콘솔 출시 목표…바운더리가 개발, 크래프톤이 글로벌 서비스
한국 문화가 캐릭터의 옷이나 배경을 꾸미는 장식에 머물지 않고 실제 전투 방식으로 구현됐다. 익숙한 전사와 마법사에 동양풍 외형만 입히는 대신 한국의 역사와 무속에서 가져온 개념을 게임의 규칙으로 옮겼다.
27일(현지시간)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 2026'에 출품된 신작 '타래: 언바운드'의 첫인상이다. 국내 개발사 바운더리가 개발하고 크래프톤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는 탑다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게임스컴 현장을 공식 방문한 국회 여야 의원들에게도 타래의 한국적인 색채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현장에서 둘러본 출품작 가운데 가장 기대되는 작품으로 타래: 언바운드를 꼽았다.
조 의원은 "한국적인 세계관과 정서를 훌륭하게 표현한 작품이라 특히 주목받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겉모습 아닌 전투에 심은 한국 문화
구인영 바운더리 대표가 클래스를 설계하면서 가장 경계한 것은 겉모습만 동양적인 게임이었다.
구 대표는 "단순히 겉모습만 동양적인 흔한 클래스가 아니라 동양 역사 속 고유한 직업을 재해석한 독창적인 클래스들을 구축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탄생한 대표적인 클래스가 만신이다. 한국 고유의 영적 매개자인 무당을 액션 RPG의 직업으로 재해석했다. 살과 굿, 접신이라는 무속의 개념이 각각 고유한 전투 기술과 자원 운용 방식으로 연결된다.
착호갑사도 한국의 역사에서 가져왔다. 화약과 덫을 활용해 적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공격 기회를 만드는 방식으로 구현됐다. 단순히 조선시대 복식을 차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착호갑사의 역할과 특징을 전투 방식에 녹였다.
전체 클래스는 6종이다. 한국의 만신과 착호갑사 외에도 오행의 기운을 조합하는 풍수사, 인술을 펼치는 쿠노이치, 자세에 따라 검술이 달라지는 사무라이, 고유 기술을 사용하는 투귀가 등장한다.
세계관의 범위는 한국을 넘어 동아시아 전반으로 넓어진다. 15세기부터 17세기까지 한국·중국·일본·몽골의 문화를 하나의 다크 판타지 세계로 재구성했다.
게임의 제목인 '타래'는 불교의 육도윤회 사상에서 출발했다. 모든 존재가 자신이 쌓은 업과 보에 따라 윤회를 반복하고, 수없이 얽힌 죄악이 거대한 타래를 이룬다는 설정이다. 이야기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인 삼도천의 심연에서 태어난 존재가 단단히 얽힌 윤회의 궤적에 균열을 내면서 시작된다.
개발진은 캐릭터의 외형과 미적 완성도에도 한국 게임의 경쟁력을 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개발진은 "동양적인 세계관뿐 아니라 한국에서 만드는 게임인 만큼 캐릭터의 외형과 미적인 완성도 역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많은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탑다운 시점에서 놓치기 쉬운 캐릭터의 세부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도록 인벤토리와 꾸미기 화면에 확대·축소 기능도 넣는다. 복장을 바꿀 수 있고, 이야기 속에서 여섯 캐릭터가 함께 머무는 공간도 마련한다.
◆몰이사냥은 시원하게, 보스전은 정교하게
한국적인 소재가 타래의 첫인상을 결정한다면 게임의 손맛을 만드는 것은 전투다. 시연 빌드에서는 전체 6개 클래스 가운데 3개를 선택할 수 있었다.
화면을 가득 채운 적을 기술로 쓸어버릴 때는 전형적인 탑다운 액션 RPG의 속도감이 살아났다. 하지만 보스가 등장하자 전투의 문법이 달라졌다.
질주와 회피에 같은 '지구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공격을 피하겠다고 연달아 움직이면 정작 필요한 순간에 회피할 수 없었다. 보스의 동작을 읽고 정확한 타이밍에 '완벽 회피'를 성공시키면 소모한 지구력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장비와 기술 조합뿐 아니라 이용자의 조작과 판단이 전투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시연은 튜토리얼 없이 30레벨부터 시작해 각 클래스의 고유 자원과 여러 기술을 한꺼번에 익혀야 했다. 개발진도 뒤에서 취재진의 플레이를 지켜본 뒤 예상보다 난도가 높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개발진은 "많이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밸런스를 다소 어렵게 설정한 것 같다"며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튜토리얼과 밸런스를 보완하고 자원 시스템에 대한 안내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40시간 싱글 캠페인…엔드게임은 협동·시즌제
캠페인은 약 40시간 분량의 싱글 플레이로 개발되고 있다. 온라인 요소를 처음부터 적용하면 동기화 문제 등으로 연출과 이야기 전달에 제약이 생길 수 있어 혼자 서사에 집중하는 구조를 선택했다.
캠페인을 마치면 장비 파밍과 빌드 크래프팅, 이용자 간 거래를 중심으로 한 엔드게임이 열린다. 협동 플레이는 4인 파티가 유력하며 최대 5인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용자 간 대결(PvP)보다는 협동 콘텐츠 개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엔드게임은 시즌제로 운영할 계획이다. 다만 능력치나 캐릭터의 성장을 직접 판매하는 수익모델(BM)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현재 확정된 BM은 패키지 형태의 타이틀 판매다. 출시 이후에는 새로운 캐릭터와 후속 에피소드를 다운로드 가능 콘텐츠(DLC)로 추가할 예정이다.
타래: 언바운드는 약 110명의 개발진이 제작하고 있다. PC와 콘솔 동시 출시를 추진하며 목표 시점은 2027년이다.
개발진은 타래를 기존 핵앤슬래시에 동양적인 요소를 더한 게임으로 규정하는 데에도 선을 그었다.
개발진은 "핵앤슬래시에 무언가를 더한 게임으로 받아들여지기보다 액션 RPG 안에서 새로운 경험을 제안하는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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