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서·논술형 평가, 단계적 도입해야…대입은 몇 년 뒤에"[인터뷰]

기사등록 2026/08/27 06:01:00 최종수정 2026/08/27 06:46:24

최교진 교육부 장관, 26일 뉴시스와 인터뷰

"서·논술형 평가 도입 시 절대평가 들어가야"

"대학 입시에서부터 대학의 자율성 넓혀가야"

"연내 보육재정과 사무를 일원화 로드맵 발표"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8.26.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정예빈 이현주 기자 = "서·논술형 평가는 학교 내신에서 도입 가능한 과목부터 우선 시행하고, 대학 입시에의 적용은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뒤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지난 26일 뉴시스와 만난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서·논술형 평가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대학 입시에까지 적용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을 포함한 대입 개편안은 현재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에서 공론화 절차를 거치고 있다.

최 장관은 서·논술형 평가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궁극적으로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모두가 오지선다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다 안다"며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했을 때 절대평가가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다만 학교 수업과 교육과정 운영을 서·논술형 평가가 가능한 방식으로 먼저 개편하고, 내신에서부터 단계적으로 범위를 넓혀가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장관은 "교육과정과 수업을 바꿔 학생들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고 토론하고, 입장을 바꿔가며 다시 논의하며, 이를 정리해 글로 써낸 결과물을 일정하게 인정해 줘야 한다"며 "대학 입시에 적용하는 것은 조금 늦추고 학교 내신에서부터, 가능한 과목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사교육 심화와 교사 업무 부담 가중 우려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학교 교육만으로 서·논술형 평가를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인공지능(AI) 채점 지원 시스템을 통해 선생님들의 부담을 덜어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 국립대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지역 균형 장학금' 도입과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로 불리는 '성장엔진 연계 지역 인재 양성'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면서도 사립대가 소외되지 않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역의 사립대에 대한 장학금을 늘리고 경쟁력도 높일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했다.

다음은 최 장관과의 일문일답.

-수능과 내신에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에 관한 논의가 활발한데.

"오지선다 문항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며, 이에 대한 공감대도 이미 형성돼 있다. 아이들에게 얼마든지 자기 생각을 표현해 보라고 해놓고 막상 정답을 하나로 모아가면 아이들은 위축되고 회피하려 든다. 여기에 점수 평가까지 더해지면 그 거리감은 한층 커진다. 아쉽게도 우리나라 교육은 경쟁 구도 속에서 대학 입시에 매몰되다 보니, 서·논술형 평가로 전환할 때조차 '어떻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르치고 교육과정을 운영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기보다 평가 자체에 집중하면서 사교육 우려가 커지는 관행이 있다. 국가교육위원회 역시 이 지점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서·논술형 평가 전환이 사교육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교사들의 업무 부담과 관련해서는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나.

"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학교 교육만으로도 서·논술형 평가를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초등학교부터 수업 속에서 자연스럽게 '읽고, 생각하고, 글로 표현하는 경험'을 쌓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 교사의 채점 부담을 줄여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교사가 학교급과 교과의 특성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평가 기준, 예시 자료 등을 제공하고, AI 채점 지원 시스템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서·논술형 평가가 학교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공정성 시비는 어떻게 해소할 계획인가.

"공정성 시비는 독특한 현상이다. 예를 들어 국어 과목에서 어떤 학생은 95.4점을, 또 다른 학생은 95.6점을 받으면 그 0.2점 차이로 항의하기도 한다.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한다면 절대평가가 함께 들어가야 한다. 공정성 시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큰 과제가 남아 있지만, 단계적으로 범위를 넓혀가야 한다. 서·논술형 평가의 채점 공정성을 보완하기 위한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AI와 사람이 교차 채점을 한다거나, 여러 단계로 다중 채점해 채점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어 이를 참고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현재 내신 평가에서 서·논술형 평가 채점을 지원하기 위한 AI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니 활용 사례, 채점 정확도 등을 면밀히 분석해 채점 공정성을 보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방 국립대 등록금 '0원' 정책을 두고 사립대의 반발이 거세다.

"서울 일극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나 지역 사립대들은 속상할 수 있겠다. 교육부는 지역 사립대 우수 학생에 대한 학비 지원 강화를 포함해 지방 사립대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각종 지원 방안도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물가상승률과 연동된 등록금 상한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장기간 등록금 동결에 따른 대학 재정 여건 악화, 신산업 분야에 대한 교육 투자 필요성 증대 등을 고려해 등록금 규제 합리화를 발표했고, 사립대는 법에서 정한 등록금 인상 한도 내에서 등록금심의위원회 등 학내 절차를 통해 민주적이고 자율적으로 등록금을 결정할 수 있게 했다. 고등교육법상 물가상승률과 연동된 등록금 상한은 과도한 등록금 인상으로부터 학생과 학부모를 보호하면서 교육 여건 개선을 지원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만 등록금은 물론 대학 입시에서부터 대학의 자율성을 더 넓혀가야 하며, 학교와 학과에 따라 선발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그 파급력이 워낙 크다 보니 정부가 오랜 기간 통제해 왔고, 이제야 규제를 조금씩 풀어가는 단계다. 한꺼번에 규제를 완화하면 충격이 큰 만큼 단계적으로 기준을 정해가며 안착시키고 있으며, 자리 잡을 때까지 국가 차원의 대학 지원도 계속 늘려갈 방침이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에서 선지원을 받을 3개 거점국립대에 관심이 쏠린다. 어떤 기준으로 진행되고 있나.

"이번 정책은 국가균형성장을 실현하고자 하는 '국토공간 대전환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로, 지역 거점 국립대의 학교 운영과 제도상 혁신을 이루는 한편 지역 내 나머지 대학들을 아우르는 중심축으로서 연구개발 등의 구심점 역할을 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현 정부는 서울대의 70% 수준까지 투자를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지금 상당히 많이 올라가고 있다. 거점국립대뿐 아니라 지역의 국가중심국공립대와 사립대학도 함께 참여하는데, 교육 여건 개선에 그치지 않고 주거 환경 조성과 일자리 유치로까지 이어져야 한다. 메가프로젝트 등 범정부적 정책과의 정합성, 산업 기반이나 기업 이전·투자 등 지역 여건, 대학의 준비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하고, 교육부를 포함한 9개 관계 부처가 함께 협의체를 구성해 부처 간 정책 시너지를 가장 잘 도모할 수 있는 대학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최종 지원 대학 발표는 3분기 중 이뤄질 예정이다."

-유보통합이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있다. 0~2세는 어린이집, 3~5세는 유치원으로 나뉘는 연령별 이원화 흐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구체적인 대안은.

"유보통합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8월 5일 대통령께 2030년까지 보육재정과 사무를 일원화하는 내용을 포함해 업무보고를 드렸다. 구체적인 로드맵을 수립해 연내 발표할 계획이다. 연령별 이원화에 대한 우려는 2024년 6월  단일 유형의 기관 통합, 중앙정부 중심의 급진적 행·재정 일원화를 추진하고자 해 현장의 갈등을 심화시킨 데에서 기인한다. 앞으로는 물리적인 기관 통합보다 부모·아이의 수요, 지역 여건 등에 맞게 다각화된 기관 유형으로 재설계해 어느 기관을 선택하든 양질의 교육·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장관으로서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장관은 국정 기조에 맞춰 일을 하고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자리이기에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다만 굳이 밝히자면 교육공동체가 행복했으면 한다. 구체적으로는 국민적 합의가 이뤄진 교원의 정치 기본권을 보장하고, 선생님들을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할 만큼 고통스럽게 하는 무고성 아동학대 문제를 해결하며, 선생님들의 업무 부담을 덜어드리는 일을 하고 싶다. 정치 기본권은 여당에서도 특별위원회를 꾸렸고 이미 약속이 돼 있는 만큼 올해 정기 국회에서 꼭 처리되길 바란다. 무고성 아동학대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법무부·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다. 아울러 불필요한 제도나 규제를 찾아내 최대한 없애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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