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켄밀러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는 가격 관리" 지적
소로스펀드서 '파운드화 공매도' 함께…30여년 만에 대립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옛 스승이자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인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공개 비판에 나섰다. 미국 재무부가 바이백(재매입) 확대로 장기 국채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추기보다 재정 악화라는 시장의 경고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26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드러켄밀러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미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는 유동성 관리가 아니라 가격 관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 국채 금리 상승 자체가 미국 재정에 대한 시장의 경고일 수 있다며 "30년물 금리가 시장에서 소화되기 위해 연 5.5%까지 올라야 한다면 이를 위기로 볼 것이 아니라 미국이 감당해야 할 재정 비용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10~30년 만기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회당 20억달러(약 2조7874억원)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확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19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자 나온 조치다.
드러켄밀러는 바이백 자체를 비판하지 않았다. 장기 금리가 급등한 직후 이례적으로 매입 규모를 늘렸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시장 기능 개선이 아니라 사실상 금리를 낮추기 위한 인위적 개입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장기 국채를 사들여 금리를 낮추는 방식은 시중에 돈을 푸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물가가 여전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를 웃도는 상황에서 재무부가 사실상 연준의 통화 정책 영역까지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번 공개 비판이 주목받는 것은 드러켄밀러와 베센트의 특별한 인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지난 1991년부터 조지 소로스의 헤지펀드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에서 함께 일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정부가 인위적으로 유지하려는 환율·금리와 시장 가격 간 괴리를 노리는 '글로벌 매크로' 전략을 구사했다.
1992년 영국 파운드화 하락에 대규모 베팅한 '파운드화 공매도'가 대표적이다. 소로스펀드는 100억달러(약 13조8140억원) 규모의 파운드화 매도 포지션을 구축했고,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펀드는 하루 만에 10억달러(약 1조3816억원)를 벌었다.
30여 년이 지나 상황은 뒤집혔다. 과거 정부의 시장 개입에 맞섰던 베센트가 이제는 재무장관으로서 시장에 개입하자 스승인 드러켄밀러가 당시의 논리로 이를 비판한 셈이다.
다만 국채 금리 상승을 모두 미국 재정에 대한 불신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기 금리는 재정 상황뿐 아니라 물가와 성장 전망, 국채 수급, 레버리지 투자자의 포지션 변화 등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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