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기초연금 간담회 열어
"윗돌 빼 아랫돌 괴는 격…형평성 갈등만 심화"
[서울=뉴시스] 구무서 정유진 수습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하후상박' 방식의 기초연금 개편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과 효과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재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이재명 정부 기초연금 개편 논의 바로잡기’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현재 기초연금은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하는데 정부는 저소득층 보장을 두텁게 하는 형태로 개편을 추진 중이다. 지급 대상을 소득하위 70%에서 기준중위소득으로 변경하고,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인상폭을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하는 내용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기초연금 개편이 충분한 사회적 숙의나 당사자 의견 수렴 없이 정부 주도로 밀어붙여지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재명 정부의 개편안에서 구체적인 수치나 목표 보장 수준이 실종됐다"며 "약 770만~800만 명의 수급자가 영향을 받는 중대한 제도인 만큼 연내에 급하게 입법을 추진하는 방식에는 큰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준 중위소득을 어떤 비율로 연동할지, 하후상박에서 상·하의 기준이 무엇인지 등 세부 조건이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갈현숙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강사는 정부가 제시한 기준 중위소득 연동 방식의 허점을 강조했다. 그는 현행 목표 수급률 70%의 방식을 기준 중위소득 100%로 변경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수급자가 소폭 늘 수 있으나 언론 등에 보도된 중위소득 90%안이 채택될 경우 향후 수급자가 줄어들 위험이 있다고 봤다.
그는 "기초연금의 본래 취지는 국민연금 사각지대 보완 및 최소한의 노인 삶의 기준선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이를 저소득층 대상의 선별적 지원으로 국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주수정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는 하후상박 급여 구조가 윗돌을 빼서 아랫돌을 괴는 돌려막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위 구간의 물가상승분 반영을 억제하고 하위 구간만 올려주는 방식은 추가 재정 투입 없이 상단 노인의 실질 급여를 삭감하는 절감 대책일 뿐"이라며 "특히 하위층은 소득 구간이 촘촘하게 형성돼 있어 특정 하위 구간만 인상할 경우 복리 효과에 따라 상·하단 간 격차와 형평성 갈등만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초연금 내부를 개편하는 것만이 하후상박을 달성하는 유일한 방안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캐나다, 덴마크, 뉴질랜드 등 해외 사례처럼 별도의 보충 제도를 통해 하후상박을 구현하는 방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주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자살률 외면해서는 안된다"며 "재정 당국 주도의 재정 절감 형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복지부의 기초연금 개편안이 공식 발표된 이후 해당 정부안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분석과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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