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논란 광주 '최부잣집' 우수건축자산 등록 논란

기사등록 2026/08/25 15:11:25 최종수정 2026/08/25 16:14:24

친일 행적 알고도 "건축물 가치는 별개" 등록 결정

보훈단체 반발 등 반발…통합시, 심의 과정 재검토

옛 광주시가 근대건축물 디지털아카이브로 구축한 최부잣집. (그림=전남광주특별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남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소유자 조상의 친일 행적 논란으로 문화유산에 번번이 지정되지 못했던 광주 '최부잣집'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전남광주특별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2월 남구 사동 최부잣집을 '광주 우수건축자산 제5호'로 등록했다.

우수건축자산은 문화유산과 별개로 건축적·역사적 가치 등을 심사해 보존·관리를 지원하는 제도로, 기술·비용 지원은 물론 지자체가 직접 매입할 수 있는 근거도 있다.

우수건축자산 제1호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의 흔적이 남아있는 전일빌딩245건물이고, 제2호는 독특한 형태와 재료로 건립돼 1950~1960년대 대학 교육시설의 다양성을 보여준다는 평가을 받은 전남대 학군단본부다.

제3호는 서강사로, 1960년대 사당 건축물로 광주 지역 한옥건축 기술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는 평가를 받았고, 제4호는 동구 인문학당으로 서양·일본·한국의 건축 양식이 혼합돼 1950년대 광주의 건축기술과 다양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최부잣집은 1942년 지역 대지주였던 최상현이 아들을 위해 지은 대형 한옥으로 전통 한옥 구조에 일본식 공간 요소가 혼합되고 남부한옥에서 보기 드문 중층 구조를 갖춰 근대 한옥의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건축물로 평가돼왔다.

그러나 최상현의 일제강점기 친일 행적 탓에 해당 건축물이 광주를 대표하는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된 것을 두고 뒷말과 반발이 적잖다.

보훈단체 등은 당시 신문과 조선총독부 관보 등을 근거로 "최씨가 경찰 전용전화 건설비를 기부하고 총독부 포상을 받았고, 대규모 토지를 소유하면서 높은 소작료로 여러 차례 소작쟁의를 빚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부잣집은 이 같은 논란으로 2012년, 2021년 광주시 문화재 지정, 2019년 국가문화재 등록 추진 과정에서 연거푸 지정되지 못했고, 2022년 남구의 향토문화유산 지정도 중단됐다.

특히 우수건축자산 심의 당시 친일 논란과 과거 문화유산 지정 무산 사실을 인지했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심의 과정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위원회는 건축주의 행적과 건축물의 가치를 분리 판단해 등록을 결정했다.

보훈·시민단체는 "친일 행적이 지적된 인사가 지은 사유재산에 공적 지위를 부여하고 재정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문화유산 지정이 수 차례 무산되자 우수건축자산 제도를 통해 우회적으로 보존·지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광복회 광주시지부는 "지정 과정에서 역사적 검증이 충분히 이뤄졌는지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남광주시는 논란이 커지자 심의 과정 전반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 시는 "건축물 자체에 무게를 두고 심의한 것으로, 현행법상 평가 기준에 부합한다"면서도 여론을 의식해서  등록 취소 여부도 검토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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