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환 직접 처분 막고 특정업체에 저가 판매 요구
장례비 1000만원 안내 뒤 1600만원 청구 민원도
화환 소유권 유족에 명시…비조리 음식 반입 허용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1. 가족의 장례를 치르던 A씨는 장례식장에서 화환업체로부터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 조문객들이 보낸 근조화환을 발인 날 가져갈 테니 개당 1000원에 팔라는 것이었다. A씨가 이를 거절하자 업체 관계자는 빈소에서 영정사진을 향해 삿대질을 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2. 또 다른 유족 B씨는 조문객에게 받은 근조화환을 직접 처분하려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압박을 받았다. 유족이 화환을 직접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고, 남겨진 화환은 특정 꽃집이 수거하는 관행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3. C씨는 장례식장과 처음 상담할 당시 최대 1000만원가량이 들 것이라는 안내를 받았지만 최종적으로 청구된 비용은 1600만원에 달했다.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과도한 비용을 청구받은 것이다.
화환을 헐값에 넘기도록 요구하거나 유족이 직접 처분하지 못하게 하는가 하면, 당초 안내보다 수백만원 많은 장례비용을 청구했다는 민원까지. 갑작스럽게 장례를 치르는 유족들의 부당한 거래 관행 사례가 이어지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련 표준약관을 손질했다.
25일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에 개정된 '장례식장 표준약관'에는 화환의 소유권과 처리 방법을 명확히 하고 외부 음식물 반입 기준과 장례비용 사전 설명 의무를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우선 조문객이 보낸 화환은 유족의 소유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기존 표준약관에는 화환의 소유권이나 처리 방법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없었다. 이 때문에 일부 장례식장에서 유족이 직접 화환을 처분하지 못하게 하거나 특정 업체에 저가로 판매하도록 요구하면서 분쟁이 발생했다.
앞으로 장례식장이 화환을 대신 처리하려면 유족과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유족의 의사와 관계없이 장례식장이 화환을 임의로 처분할 수 없다는 뜻이다.
장례비용을 둘러싼 분쟁을 줄이기 위해 사전 설명 의무도 강화했다.
장례식장 이용료의 구성 항목을 시설임대료와 장례 관련 수수료, 장례용품비, 청소·관리비 등으로 구체화하고 사업자가 계약 체결 전에 이용시설과 이용료, 장례의식 내용을 반드시 소비자에게 설명하도록 했다.
장례는 갑작스럽게 치러지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가 가격과 서비스를 충분히 비교하기 어렵고, 절차가 시작된 뒤에는 예상하지 못한 비용이 추가되더라도 이용을 중단하거나 조건을 바꾸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아울러 절단하거나 가공하지 않은 과일, 음료·주류, 과자·견과류·마른안주 등 조리되지 않은 음식물은 예외적으로 반입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밥·국·전·반찬·육류·떡 등 외부에서 조리된 음식물은 식중독 등 위생 예방을 위해 원칙적으로 반입을 제한하도록 했다.
다만 외부에서 조리한 음식도 장례식장과 유족이 사전에 협의하면 예외적으로 가져올 수 있다.
공정위는 개정 표준약관을 누리집에 게시하고 장례식장 사업자단체 등에 통보해 사용을 적극 권장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