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 말 6800호 착공 목표…'규제 완화' 본격화
세계유산영향평가 조건부가결, GB해제 총량 예외
'교통지옥' 우려…노원구, 6호선 지선 도입 등 요구
세계유산영향평가 조건부 가결에 이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총량 예외까지 규제에서는 한결 자유로워졌지만 문화유산 및 환경 보존, 교통대란 우려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크다. 이미 문재인 정부 당시 한 차례 좌초된 전례가 있는 만큼 2029년 착공이 가능할 지도 미지수다.
22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이달 들어 태릉CC 주거지구 조성과 관련해 세계유산영향평가, 그린벨트 해제 총량 규제라는 빗장 2개를 연달아 풀어냈다.
태릉CC는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에서 주택 1만호 공급을 하겠다고 나섰다가 주민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1·29 대책을 발표하며 6만호 중 서울 노원구 태릉CC에 6800호를 짓겠다며 다시 주택공급지역으로 선정해 다시금 '뜨거운 감자'가 됐다.
정부는 올해 안에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완료하고 내 3월 지구지정을 마치겠다는 계획표를 내놨다. 인허가 절차를 병행하고 공사 여건이 양호한 우선사업구역을 집중 관리하는 방식으로 2028년 상반기 지구계획 승인, 2029년 9월 착공한다는 목표다.
조선 중종의 계비 문정왕후의 능인 태릉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재로, 주택공급 대상지 약 13%가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과 중첩된다.
문화유산 및 경관 보존에 대한 규제는 지난 11일 국가유산위원회의 '조건부 가결'로 벗어나게 됐다. 국가유산위원회는 태릉 주변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세계유산영향평가서를 심의해 '조건부 가결'했다. 그러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사업계획이 세계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에 미치는 영향 정도에 대해 판단한 근거를 적시하도록 했다.
그린벨트 해제 총량 규제에서도 예외로 인정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는 태릉CC를 포함한 대규모 공공주택 공급부지를 개발제한구역 해제 총량에서 예외하는 내용의 안건이 통과됐다. 이로써 주택 공급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절차적 여건이 마련됐다.
노원구 일대는 도로인프라 및 광역교통편이 부족하기 때문에 신규 택지를 지정해 주택을 공급할 경우 '교통지옥'이 펼쳐질 것이라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됐다.
노원구는 광역교통여건 개선 등을 조건으로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노원구는 8·13대책 발표 후 입장문을 통해 ▲화랑로·노원로, 태릉~구리나들목(IC) 도로망 확장 ▲지하철 6호선 지선 도입 ▲노원-남양주간 광역도로(백사터널) 적기 추진 등의 교통 대책을 요구했다. 나아가 고밀개발보다는 저층 주거지 조성, 임대주택 비율 최소화 등을 주문했다.
국토교통부는 교통대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 차원에서 태릉CC와 과천경마장 인근 광역교통체계 개선방안을 검토하는 수도권 남부권·동부권 광역교통체계 연구를 진행 중이다.
주민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노원구와 경기도 과천시 주민들은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일방적인 주택공급 및 그린벨트 훼손에 대해 항의할 예정이다.
정부가 태릉CC에 주택공급 드라이브를 걸더라도 향후 주택·도로 확충 과정에서 토지 보상 시 주민과의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남진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태릉은 역사적인 문화자원이 있는 지역인데다 도로 인프라를 충분히 확충하지 않고 주택을 공급하면 '교통지옥'을 만드는 것"이라며 "도로를 확충하더라도 매입과 보상에 기하급수적인 비용이 들텐데 대규모 주택 공급을 선언하는 것은 심리적 안정 외에 충분한 주택 공급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신규 공공택지는 입지가 좋아도 토지보상과 주민협의가 지연되면 공급 일정이 뒤로 밀릴 수 있다"며 "발표된 공급호수보다 보상에서 착공까지의 시간을 실제 얼마나 줄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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