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하고 다시 반도체학과에'…안성 폴리텍 신입생 80% U턴

기사등록 2026/08/19 09:29:45

수시 1차서 신입생 90% 선발…타 대학 재학·졸업생 지원 잇따라

반도체공정장비과 취업률 88.2%…산업현장 맞춤형 교육 강점

이탈리아 국영방송 RAI, 카이스트와 함께 한국 반도체 경쟁력 현장으로 촬영

[안성=뉴시스] 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융합캠퍼스 대학본부 전경 2026.08.19.photo@newsis.com

[안성=뉴시스] 정숭환 기자 = 반도체 산업 인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경기 안성시 공도읍에 위치한 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융합캠퍼스가 주목받고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국내 반도체 산업 현장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한다는 점에서다.

20일 반도체융합캠퍼스에 따르면 올해 신입생 선발 규모는 225명이다. 이 가운데 다른 대학에 재학하다 다시 진학하거나 대학 졸업 뒤 전공을 바꿔 입학하는 이른바 'U턴 학생' 비율이 80%대에 이른다.

고교 졸업 직후 입학하는 학생보다 이미 대학을 경험한 뒤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 분야를 다시 선택하는 학생들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셈이다.

입학 경쟁도 치열하다.

대학 측은 올해 신입생의 약 90%를 수시 1차에서 선발했다. 수시에서 대부분 모집인원이 채워지면서 정시를 통한 입학 문턱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학생 구성은 공학계열 특성이 뚜렷하다. 전체 재학생 가운데 남학생 비율이 90%대다.

지원자 증가에는 반도체 특성화대학이라는 인지도가 온라인과 입소문 등을 통해 확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대학 측 설명이다.
[안성=뉴시스] 서울반도체고교 교직원들이 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융합캠퍼스 주요 실습실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사진=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융합캠퍼스 제공) 2025.04.08.photo@newsis.com

교육은 취업과 직결된 실무 분야에 집중돼 있다.

반도체전기과는 전기설비와 PLC 제어, 자동화 시스템을 교육하고 반도체장비소프트웨어과에서는 장비 제어 프로그램과 데이터 분석, AI 기반 장비 데이터 활용 등을 다룬다.

반도체장비개발과는 2·3D CAD와 CAE, 3D프린팅 등을 활용한 장비 설계·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반도체패키징과에서는 후공정과 검사·테스트, 장비 설계 및 제어 등을 교육하고 반도체측정과는 정밀측정과 품질관리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학과는 반도체공정장비과다.

정원 25명인 이 학과의 지난해 취업률은 88.2%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기업 취업 사례가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취업자의 경우 연봉이 6000만원대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반도체측정과도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학생들은 정밀측정산업기사와 품질경영산업기사 등 국가자격증 취득을 준비한다. 반도체를 비롯해 자동차와 항공 등 정밀산업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반도체설계과는 50명을 선발한다. 나머지 학과는 대부분 25명 규모다.

특히 반도체설계과는 '반도체커스텀레이아웃산업기사' 시험과 연계된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다.

시험에 필요한 설계 프로그램 '케이던스 VLE'의 라이선스 사용료만 연간 1억원 이상이다. 학생들은 평소 수업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 시험까지 준비할 수 있다.

올해 해당 시험에서는 응시 학생 13명 가운데 12명이 합격했다. 전국 응시자들도 시험을 위해 이 대학을 찾는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교수진 역시 현장 경험을 중시한다.

삼성전자 DS부문 연구원 출신 3명이 3개 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산업현장에서 축적한 경험과 기술을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대학은 전국 6개 반도체 관련 고교와 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개교 예정인 3개 반도체 관련 고교와도 협의를 진행 중이다.

고교 졸업 뒤 곧바로 산업현장에 진출한 뒤 다시 대학에서 전문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선취업 후진학' 과정도 구상하고 있다.

야간교육 과정 등을 활용해 취업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경력을 이어갈 수 있는 교육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안성=뉴시스] 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융합캠퍼스 이해춘 학장 2026.08.19.newswith01@newsis.com

해외 언론도 이 대학을 주목하고 있다.

이탈리아 국영방송 RAI는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과 인재 양성 시스템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카이스트(KAIST)와 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융합캠퍼스를 촬영했다.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인 카이스트가 첨단 반도체 연구와 기술개발 분야를 보여주는 곳이라면 폴리텍 반도체융합캠퍼스는 생산현장에서 필요한 실무형 기술인력을 양성하는 현장으로 선택된 것이다.

연구개발 분야를 대표하는 카이스트와 함께 안성의 소규모 직업교육대학이 한국 반도체 경쟁력을 설명하는 주요 교육현장으로 해외 방송에 소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경기남부 반도체 산업 확대도 대학의 역할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 측은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시설이 본격 가동될 경우 협력업체를 포함해 약 6만명의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시설 확대에 따라 장비 운용과 유지보수, 측정, 설계, 패키징 등 현장 전문기술인력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해춘 학장은 "국책대학으로서 반도체 8대 공정을 중심으로 학과를 운영하며 현장에 필요한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고 있다"며 "학교가 경기남부 반도체 클러스터 중심에 위치한 만큼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인력을 공급하는 반도체 전문대학으로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newswith0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