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선은 지난 13일 유튜브 채널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해 자신이 친일파 후손임을 알게 된 과정을 전했다.
앞서 그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자신의 외가 5대조 할아버지가 친일반민족행위자인 이인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대학에 다닐 때까지 자신이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며 "미국 다트머스 대학 유학 중 한국 근대화와 항일 운동에 기여한 호머 헐버트 박사의 삶에 감화를 받아 귀국 후 한국의 '헐버트 재단'에서 잠시 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로부터 가족사에 대해 듣게 됐다. 전범선은 "방에서 헐버트를 연구하고 있는데 어머니가 들어오시더니 '네가 역사 공부하는 거 알겠고, 독립운동가 기념하는 거 알겠는데 너의 출신 성분을 알고나 해라. 네 집안이 어떤 집안인지 아느냐. 네 조상은 이인직'이라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어머니로부터 '이인직의 후손'이라는 말을 들은 전범선은 "'혈의 누' 작가이지 않나. 멋있는 최초의 신소설 쓰신 분이지 않나"고 말했지만, 어머니는 "그냥 친일파가 아니라 대단한 친일파였다"라며 설명을 해줬다고.
전범선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굉장한 충격이었다. 그냥 친일파가 아니라 대단한 친일파였다. 반민족 행위자 명단에 다 들어가 있고, 대표적으로 이완용을 통역한 분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완용은 친일파로 잘 알려지지만 일본어를 못했다. 을사늑약을 맺을 때 그 옆에서 '우리 조선을 팔아먹겠다'고 말한 사람은 우리 할아버지인 거다. 통역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범선은 "(이인직이) 대단한 친일파라 일본 여성에게 새 장가를 들었다. 일본에서 작위도 받고 종교도 개종했다"며 "나라뿐만 아니라 가족도 버렸다. 득을 누린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는 평생 이걸 입 밖으로 못 꺼내셨다더라. 부끄러움에 평생 사셨던 것"이라며 "그때부터 이인직이라는 양반이 쓴 책을 다 찾아봤다. 왜 집안과 나라를 버렸을지 알고 싶었다. 이후 조상의 친일 행적에 부끄러움을 갖게 됐다"고 했다.
전범선은 자신의 카투사 복무 경험을 이인직의 통역관 이력과도 연결 지었다. 그는 "미군 장교들과 한국군 장교들 사이에서 통역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의도치 않은 권력이 생기더라"며 "말을 어떻게 전하느냐에 따라 조금 더 편히 쉬거나 휴가를 더 받을 수도 있었다. 피는 못 속인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씁쓸해했다.
또 이인직의 소설 속에 반상제 철폐, 여성 해방 등 개화사상이 담겨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많은 친일파들이 실제로 조선을 개혁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개화사상을 주장하다 친일까지 이르게 된 경우가 많다. 개인의 영달을 위해 기회주의적으로 움직인 경우도, 두 가지가 섞인 경우도 많을 것"이라면서도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해야 하지만, 그 사람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 든다"고 했다.
전범선은 친일파 후손이라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3월 '한국사 테라피'를 발간했다. 다만 책에 이인직의 이야기를 담아내지 못한 것에 대해선 "제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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