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모델로 롤랑 프티·베자르 꼽아…안무에 관심 드러내
"발레 동작 없는 컨템포러리 아쉬워"…장르 경계에 소신
한예종 30주년 '돈키호테' 재구성·연출…하루 7~8시간 연습
세계적인 발레 스타 김기민(마린스키발레단 수석무용수)이 안무가로서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 11일 서울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초캠퍼스에서 열린 무용원 개원 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 직후 김기민은 자신의 롤모델로 모리스 베자르와 롤랑 프티를 꼽으며 "클래식 발레 안무가보다는 현대 발레 안무가들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롤랑 프티(1924~2011)는 20세기 현대 발레를 대표하는 프랑스 출신 무용수이자 안무가다. 정통 클래식 발레에 연극적 요소와 대중적 감각을 결합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프티와 함께 20세기 현대 발레를 이끈 모리스 베자르(1927~2007) 역시 발레를 대중적인 극장 예술로 확장한 안무가로 평가받는다.
김기민은 지난 4월 베자르의 대표작 '볼레로'의 주역으로 무대에 올랐다. 평생 '볼레로' 무대에 서기를 꿈꿔왔다는 그는 한국인 최초로 베자르 발레 로잔(BBL)의 '볼레로' 주역 멜로디(Melody)를 맡아 25년 만에 서울을 찾은 BBL과 호흡을 맞췄다.
꿈꿨던 무대였지만 정작 자신의 춤에 대한 평가는 엄격했다. 그는 "가장 아쉬운 건 지금 만약 다시 그 춤을 추라고 한다면 과거와는 완전히 다르게 출 것"이라며 "당시 내 춤을 보고 개인적으로 마음에 안 들었다"고 털어놨다.
김기민은 최근 무용계에서 발레와 현대무용의 경계가 흐려지는 흐름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요즘은 발레 안무가와 현대무용 안무가의 차이점이 거의 없고, 발레인지 현대무용인지 구분이 안 갈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컨템포러리 발레 무용수의 춤에 발레 동작이 없더라. 저건 굳이 발레하는 사람이 춤을 추지 않아도 되지 않나"라며 "발레에 특화된 훌륭한 무용수들이 (발레 고유의 동작이 배제된 채) 소비되는 모습을 볼 때면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처음부터 선뜻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학교 측으로부터 안무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처음에는 고사했다고 한다.
"저는 안무가가 아니기 때문에 처음에는 안 한다고 했어요. 제가 안무를 하면 후배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거든요. 그랬더니 (한예종) 교수님이 재구성 및 연출로 하면 좋겠다고 하셔서 아이디어가 하나씩 떠올랐고, 이건 이들에게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했죠."
후배들과 함께 만드는 무대인 만큼 연습에도 상당한 시간을 쏟고 있다. 김기민은 "매일 하루 7~8시간씩 리허설을 하고 있다"며 공연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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