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흑자·수급 개선에 추가 하락 기대
"단기적으로는 현재 레벨이 환율 하방"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1410원대까지 떨어지며 올해 중 최저치를 찍었다. 수급 여건 개선에 힘입어 환율이 더 떨어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주간 거래 종가 기준 8월 둘째주 평균 환율은 1417.6원이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환율은 지난 5월 셋째주(1507.6원)부터 두 달 내내 1500원대에서 내려오지 않다가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이후 급격히 하락했다.
환율은 ADR 상장 직후인 7월 셋째주(1490.4원) 1400원대로 내려온 이후 5주 연속 1400원대에서 레벨을 낮추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 하락 기대에는 사상 최대치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는 경상수지 흑자가 영향을 미쳤다. 경상수지는 올해 상반기 1910억 달러 흑자를 냈다. 연간 경상수지가 기존 전망치인 2500억 달러를 넘길 수 있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뒷받침하는 상황에서 국내 외환시장의 수급 개선이 이뤄지며 최근 환율은 크게 하락했다.
SK하이닉스가 ADR 상장으로 조달한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환율에 상당한 하락 압력이 가해진 것으로 보인다. 추격 매도에 가세한 수출업체들도 환율 하락에 일조했다.
국내 증시가 조정받으며 차익 실현 및 리밸런싱 차원에서 순매도를 쏟아내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잦아들었다는 점도 환율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기대가 옅어지며 달러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밑돌자 시장에서는 연준이 강도 높은 긴축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한국은행은 추가 금리 인상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유상대 부총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물가가 목표 수준인 2.0%를 정확히 맞추지는 않더라도 안정된 범위에 들어왔다는 판단이 설 때까지 한은이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최근의 환율 하락세는 수급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로, 구조적인 변화가 아니기 때문에 하락 추세를 이어갈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입업체 결제와 거주자 해외주식투자 등 실수요 저가 매수도 여전히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상존한다.
이달 들어 오전장 초반에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저가 매수 유입에 반등하는 패턴이 관찰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실수요 주체의 매수세가 1410원대를 지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광혁 LS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탈과 수급 요인을 감안했을 때 현재 레벨을 밑도는 수준의 하락에는 새로운 요인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현재 레벨이 환율의 하방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