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네이버 제쳤다?"…'국민 포털' 정말 무너졌나[사이다IT]

기사등록 2026/08/16 09:01:00

구글 앱 MAU 4702만명…네이버 18만명 차로 첫 추월

네이버 이탈보다 두 앱 함께 쓰는 이용자 늘어나

DAU·사용시간은 네이버 우위…이용자 86% 구글 병행은 경고음

[서울=뉴시스] 구글, 네이버 CI. (사진=각 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구글이 네이버를 제쳤다."

최근 국내 IT업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소식입니다. 국내 포털 시장을 대표해 온 네이버가 민간 데이터 분석업체의 월 이용자 수(MAU) 집계에서 처음으로 구글 앱에 포털 부문 1위 자리를 내줬기 때문입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구글 앱 MAU는 4702만2854명으로 네이버 앱(4684만5017명)을 약 18만명 앞섰습니다.

네이버는 검색뿐 아니라 뉴스와 쇼핑, 블로그, 카페, 지도 등을 한데 모은 '국민 포털'로 불려 온 만큼 이번 역전은 국내 포털 시장의 주도권까지 바뀐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구글 이용자 수가 약 486만명 늘어나는 동안 네이버 이용자 수도 147만여명 증가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지표만으로 네이버가 '국민 포털' 자리를 내줬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네이버 이용자가 구글로 대거 떠났다기보다 두 앱을 함께 쓰는 사람이 늘어난 결과에 가깝습니다.

◆네이버 안 떠나고 구글도 썼다…갤럭시가 키웠나
[서울=뉴시스]

뉴시스가 모바일인덱스의 네이버·구글 앱 MAU와 중복 사용자 비율을 토대로 별도 산출한 결과, 두 앱을 함께 쓴 이용자는 지난해 7월 약 3690만명에서 지난달 약 4035만명으로 345만명 늘었습니다.

구글 앱 MAU가 같은 기간 486만명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구글 이용자 수가 10명 늘어날 때 네이버와 구글을 함께 쓴 사람은 7명꼴로 늘어난 셈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용자들을 구글 앱으로 불러들였을까요.
[서울=뉴시스] 갤럭시 A 시리즈에서 '서클 투 서치'를 사용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우선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영향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2024년 1월 갤럭시 S24 시리즈와 함께 통화 통역과 검색, 문서 요약, 사진 편집 등을 지원하는 '갤럭시 AI'를 선보였습니다.

대표 기능인 '서클 투 서치'는 화면 속 이미지나 텍스트에 원을 그으면 구글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데 이때 구동되는 앱이 구글입니다.

그 사이 갤럭시 AI 적용 기기는 일부 중급형 제품까지 확대됐습니다. 갤럭시 S25·S26 등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는 동안 서클 투 서치도 음악을 인식하고 화면 속 여러 사물을 한꺼번에 찾을 수 있도록 고도화됐습니다.

홈 화면의 구글 검색 위젯과 디스커버(이용자의 관심사에 맞춰 뉴스와 콘텐츠를 추천하는 피드) 등이 더해지면서 구글 앱을 만나는 경로도 다양해졌습니다. 실제 1년간 구글 앱 MAU가 늘어난 규모의 약 77%인 376만명은 안드로이드 이용자였습니다.

아이폰 등 iOS 기기에서도 구글 앱 MAU가 약 110만명 늘었고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 증가율도 193.7%로 안드로이드(145.1%)를 웃돌았습니다. 갤럭시가 구글 검색과의 접점을 넓힌 것은 분명하지만 iOS에서도 이용자 수와 사용시간이 함께 늘어난 만큼 구글 앱 자체의 활용도 역시 높아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네이버, 정말 무너졌나…하루 이용자는 구글의 1.5배

MAU 역전이 곧 포털 경쟁력 역전을 의미하는 것도 아닙니다.

MAU는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앱을 이용하면 집계됩니다. 네이버와 구글처럼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서비스의 경쟁력까지 바뀌었는지는 이용 빈도와 강도를 보여주는 일일 이용자 수(DAU)와 앱 사용시간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지난달 네이버 앱의 평균 DAU는 2675만명으로 구글 앱(1732만명)보다 약 943만명 많았습니다.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도 네이버가 399.3분으로 구글(68.4분)의 약 5.8배였습니다. 이용자 1명이 하루에 네이버 앱을 약 12.9분, 구글 앱을 약 2.2분을 이용한 셈입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구글 앱이 검색 결과나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확인하는 용도로 주로 쓰이는 반면 네이버 앱은 검색에서 뉴스·블로그·카페·쇼핑으로 이용이 이어지는 구조여서 사용시간 격차가 벌어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네이버 이용자 86%, 구글 앱도 쓴다…안심 못할 이유
[서울=뉴시스] 구글은 9일 대화형 AI 검색 'AI 모드' 한국어 버전을 제공한다. 2025.09.08. (사진=구글 제공)

그렇다고 네이버가 안심할 상황은 아닙니다.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구글 앱의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은 26.3분에서 68.4분으로 160.1% 증가한 반면 네이버 앱은 445.4분에서 399.3분으로 10.4% 줄었습니다.

네이버 이용자 100명 중 구글 앱까지 함께 쓴 사람도 같은 기간 81명에서 86명으로 늘었습니다. 네이버 이용자 기반은 유지됐지만 그 안에서 구글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서울=뉴시스] 네이버의 인공지능(AI) 에이전틱 검색 서비스 'AI탭' 사용자가 1000만명을 넘었다. (사진=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맞서 네이버도 AI 중심 검색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6월 25일 정식 출시한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 'AI탭'은 한 달여 만인 8월 초 MAU 10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네이버는 AI탭에 블로그·카페·지식iN의 콘텐츠와 쇼핑·플레이스·예약·결제를 연결하고 향후 검색창뿐 아니라 서비스 곳곳으로 진입점을 넓혀 일상에서 대화형 AI 검색을 이용하도록 한다는 계획입니다.

네이버는 뉴스와 쇼핑, 커뮤니티 등 일상 서비스에서 여전히 강한 이용 습관을 확보하고 있지만 구글은 네이버를 밀어내지 않고도 같은 이용자의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와 검색 시작점을 나눠 갖기 시작했습니다.

네이버의 진짜 경쟁자는 '네이버를 지우게 만드는 구글'이 아니라 네이버를 계속 쓰면서도 검색이 필요할 때 먼저 손이 가는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된 구글'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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