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2000만달러 수의계약 추진…HSI·ERO 요원에 지급
피부에 직접 대 통증 유발…구매 수량은 공개 안 돼
뉴욕주 법무장관 "오남용 요원 법적책임 질 수 있어"
AP통신은 12일(현지시간) 미 국토안보부(DHS)가 지난 10일 공개한 조달예고를 인용해 ICE가 이 장비 구매에 1000만~2000만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DHS는 예고문에서 경쟁입찰 없이 수의계약으로 추진한다고 명시했다. 조달 공고는 이르면 14일 공개될 예정이다. 계약 이행 완료 예정일은 2027년 3월31일이다. 이번 조달계약은 아직 체결되지 않았으며, 이에 따른 장비 지급도 시작되지 않았다.
장비명은 ‘CTG-5 글러브(G.L.O.V.E.)’다. G.L.O.V.E.는 ‘Generated Low Output Voltage Emitter’의 머리글자를 딴 이름으로, 저출력 전압 발생장치라는 뜻이다. ICE는 이 장비를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국토안보수사국(HSI)과 이민자 체포·구금·추방을 담당하는 단속·추방업무국(ERO) 요원들에게 지급할 계획이다.
제조사 컴플라이언트 테크놀로지스에 따르면 이 장비는 평소 일반 순찰 장갑처럼 사용하다가 스위치를 누르면 전기충격 기능이 작동한다. 장갑을 상대방의 피부에 직접 대 통증을 유발해 저항하는 사람이 지시에 따르도록 설계됐다. 테이저건과 달리 화상이나 피부 접촉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고 제조사는 설명했다.
제조사 사용설명서는 고령자와 어린아이, 임신부, 중증 장애인에게 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말로 항의하거나 반항한다는 이유만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며 처벌·고문·장난의 수단으로 써서도 안 된다고 명시했다.
존 샌드웨그 전 ICE 국장대행은 “위협적이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너무 쉽게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의 물리력 사용 문제를 연구해온 마이클 맨하이머 노던켄터키대 법학 교수도 요원들이 더 약한 물리력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 장비부터 꺼내 들 가능성을 우려했다.
DHS는 “ICE는 현장 요원들이 범죄를 저지른 불법체류자를 안전하게 체포·추방하는 데 어떤 장비가 필요한지 계속 검토하고 있다”며 “ICE가 도입하는 모든 기술이 법집행 정책과 기준에 부합하는지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제품을 선택한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제조사 창업자도 논평하지 않았다.
법원 문서에 담긴 매디슨카운티 구치소 내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갑 충격 가운데 두 차례는 각각 45초와 99초 동안 이어졌다. 제조사가 권고한 15초를 크게 넘긴 것이다. 조사보고서는 반복적이고 장시간 이어진 전기충격이 불필요한 통증을 유발하고 심각한 건강 이상 위험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AP는 이 장갑과 관련한 소송 두 건을 추가로 확인했다. 한 건은 심장질환이 있는 남성이 라스베이거스 전시회에서 장갑 전기충격으로 다쳤다고 주장한 소송이었다. 다른 한 건은 한 피고인이 법정에서 불필요한 전기충격을 받은 뒤 조롱까지 당했다고 주장한 소송이었다. 두 소송은 모두 기각됐다.
장비 사용을 둘러싼 법적 분쟁과 오남용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프라밀라 자야팔 등 민주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들도 ICE에 또 다른 무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자야팔 의원은 “누구의 안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ICE가 시민과 이민자를 겨냥할 위험한 수단 하나를 더 쥐게 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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