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정부 공급대책 진전…이주비 등 추가 개선 필요"(종합)

기사등록 2026/08/13 16:16:07

"이주비 대출 개선 등 건의 일부 반영"

조합원 지위 양도·용적률 개선 요구

"협의 부족 여전…그린벨트 해제 반대 유지"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이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정부가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대한 서울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08.13.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현호 임다빈 수습 기자 = 서울시는 13일 정부가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시가 건의해 온 정비사업 제도 개선 사항이 일부 반영됐다고 환영하면서도, 미반영 과제의 추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 직무대리는 이날 서울시청에서 진행된 '8·13 정부 주택공급 대책 관련 서울시 입장 브리핑'에서 "서울시의 제안을 일부 수용하고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 점은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부 대책에는 시가 지속 건의해 온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75%에서 70%로 완화 ▲이주비 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 산정 방식 개선 ▲시공사 선정 때 수의계약 조건 완화 ▲공원·녹지 의무 확보 기준 일부 완화 등이 포함됐다.

공공기여 임대주택 인수가격 현실화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 지원 확대도 담겼다. 시는 이들 조치가 정비사업의 자금 부담을 줄이고 사업성과 공급 속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시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각 층의 바닥면적을 모두 더한 면적의 비율) 상향,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 조정 등은 이번 대책에 반영되지 않아 추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새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이 제한된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이 주택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사업성을 높이고 거래 제약을 완화하는 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주비 대출도 산정 방식 개선에 그치지 않고 주민 부담을 낮출 구체적인 LTV 적용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명 직무대리는 "기본 이주비 외에도 대출 제한이 걸려 있기 때문에 추가 이주비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이번에 정부가 추가 이주비와 관련해 HF에서 수요를 검토해 한도를 설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금리와 어느 정도까지 지원할 것인지 등 세부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는 일부 규제 완화만으로 정비사업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어렵다며 미반영 과제의 추가 개선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이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정부가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대한 서울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08.13. kch0523@newsis.com
정부와 서울시 간 협의 수준에 대한 온도차가 큰 것과 관련해서도 명 직무대리는 "충분한 협의가 있었느냐는 부분에서는 특정 사안에 대해 일부 실무적으로 협의가 이뤄질 수는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충분한 협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그린벨트 해제 신중…공공사업 사전 협의 요구

또 시는 공공주택 공급 확대의 전반적인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일부 사업 추진 방식과 대상지 선정에는 추가 협의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공택지 조성과 도심 공급사업은 물량 확대뿐 아니라 도시계획, 기반시설, 지역 수용성이 함께 반영돼야 실제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정부가 검토 중인 서울지역 그린벨트 활용에 대해서는 해제를 원칙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구체적인 대상지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향후 추진 과정에서 서울의 도시계획과 주거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는 그린벨트 해제가 정부 권한이라는 점을 전제로 녹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고 했다. 직장과 교통, 생활 기반시설을 갖춘 도심의 재개발·재건축을 우선 추진하는 것이 서울의 주택 수요에 가장 직접적이고 실효적인 공급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용산공원 주택공급을 둘러싼 갈등과 관련, 명 직무대리는 "서울시는 일관되게 녹지 훼손은 최후의 수단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면서 "사회 구조와 인구 구조가 변화할 수 있는 만큼 미래 세대가 사용할 녹지를 현재 세대가 훼손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신규 후보지 선정과 관련해서는 시가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한 지역의 반영 여부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며 대상지 확정 전 충분한 사전 협의를 요구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이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정부가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대한 서울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08.13. kch0523@newsis.com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경우에는 국제업무 기능과 거주 여건을 고려한 적정 주택 물량 설정, 학교 등 기반시설 확충, 지역사회 수용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와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대책이 마련·발표된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금융 지원 평가…세제·실거주 규제 재검토 요청

정부 대책에는 PF 보증 확대와 신축주택을 매입하는 매매·임대사업자의 LTV 완화, 주택 건설을 위해 철거할 예정인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의 대출 규제 완화도 담겼다. 시는 이들 금융 지원이 민간의 주택 공급 여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금융 규제만 완화하고 세제와 실거주 요건을 유지하면 민간임대주택 공급과 전·월세시장 안정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제와 실거주 요건이 거래 위축이나 임대 매물 감소로 이어지면 전·월세시장 불안과 서민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시는 이달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을 포함한 관련 제도를 시장 안정과 주거 이동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는 추진 중인 31만호 주택 공급이 차질 없이 착공될 수 있도록 추가 규제 개선과 금융 지원도 요청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가 재개발·재건축의 원활한 추진 필요성을 인정하고 서울시가 지속적으로 제안해 온 제도개선 과제를 일부 수용한 것은 다행"이라며 "이번 대책을 계기로 주택정책의 무게중심이 수요 억제에서 충분한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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