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차 먼지 구름 정찰드론에 노출…폭탄투하·FPV 드론 잇달아 투입
파괴 판정 너무 빨라 차량 재투입…분산·엄폐 익히며 후반 성과 개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훈련 참가자와 결과를 보고받은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실제 병력이나 장비가 파괴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결과는 미군이 우크라이나전에서 널리 쓰이는 단거리 전장 드론에 아직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음을 보여줬다고 WSJ은 짚었다.
이 훈련은 지난 4월9일부터 5월10일까지 독일 바이에른주 호헨펠스 훈련장에서 ‘컴바인드 리졸브 26-07’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미 육군에 따르면 7개국 병력 3600여 명이 참가했으며, 텍사스주 포트후드에서 유럽에 순환 배치된 미 육군 제1기병사단 제3기갑여단전투단이 주력 참가부대였다.
미군 기갑여단은 적군 역할을 맡은 훈련장 대항군의 방어진지를 공격해야 했다. 이 대항군에는 우크라이나 무인체계군 제412독립여단 ‘네메시스’의 드론 운용 병력이 합류했다.
미군 부대는 표준 전자전 장비와 대드론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무거운 장갑차량이 이동할 때 피어오른 먼지가 공중에서 쉽게 포착됐고, 우크라이나 정찰 드론은 먼지 구름을 단서로 미군의 위치를 빠르게 찾아냈다고 훈련 참가자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드론팀이 미군 차량을 워낙 빠르게 무력화해 훈련을 계속하려면 파괴 판정을 받은 차량을 새 전력으로 간주해 다시 투입해야 할 정도였다고 미 당국자는 설명했다.
미군은 2주간 같은 훈련 상황을 되풀이했다. 병력과 장비를 분산·엄폐하고 전자전을 활용하는 데 익숙해지면서 후반에는 대응이 나아졌다. 우크라이나군은 훈련 중간에 대항군에서 미군 측으로 역할을 바꿔 공격용 드론 운용법도 가르쳤고, 미군도 드론을 공격에 효과적으로 활용했다고 육군 관계자는 말했다.
컴바인드 리졸브는 여단급 부대가 지상·공중·전자전 등이 얽힌 전장에서 작전할 능력을 평가하는 정례 훈련이다. 실패를 드러내고 교훈을 얻는 것 자체가 목적이라는 뜻이다. 미 육군 관계자는 최신 장비와 전술을 갖춘 기동여단전투단이 다른 훈련에서는 훨씬 나은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독일 훈련에서 나타난 격차의 배경에는 실전 경험의 차이가 있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와 4년 반 가까이 싸우며 드론을 끊임없이 수리하고 전장 상황에 맞게 개조하는 능력을 쌓았다. 러시아군도 드론을 수리하고 전장 상황에 맞게 개조하는 데 숙달됐다. 반면 미군 드론 운용병은 교전 중 드론을 수리하고 무장하는 실전 경험이 부족하다고 훈련 참가자는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드론팀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병력보다 우위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발트해 지역 훈련에서도 우크라이나 드론 운용병들은 영국·에스토니아군과 미군 일부를 포함한 나토 병력을 훈련 판정상 손쉽게 제압했다. 올봄 스웨덴이 주도한 나토 연합훈련에서도 우크라이나 드론팀이 우위를 보였다고 스웨덴 당국자들이 현지 언론에 전했다.
다만 이런 훈련 결과가 곧 전차의 종말을 뜻하는지를 두고는 미군 내부에서도 견해가 엇갈린다. 일부 미군 장교는 우크라이나 전선이 교착돼 병력과 장비의 이동이 적기 때문에 드론의 위력이 특히 커졌다며, 기동전이 벌어지면 전차 등 기갑전력이 다시 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드론전 경험을 배우기 위한 조치도 늘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는 구매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산 드론을 시험하고 있으며, 이란에 배치된 미군을 지키는 데 우크라이나전에서 시험된 대드론 체계도 투입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은 지난 5월 상원의원들에게 드론전을 연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미군 인력을 늘렸다고 밝혔다.
다만 비슷한 패배가 여러 나토 훈련에서 반복된 만큼, 미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의 교훈을 교리·장비·훈련 전반에 얼마나 빨리 반영하느냐가 과제로 남았다고 신문은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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