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형 위원장, 11일 오전 출입기자단 간담회서 밝혀
"N% 성과급, 현재 논의로는 한계…합리적 기준 필요"
초과이윤 공유도 의제화 가능성…"시민참여 대화 필요"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대통령 소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이른바 'N% 성과급' 문제를 사회적 대화 의제로 다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초과이윤 배분 논의와 관련해서도 향후 의제로 다룰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N% 성과급'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국무회의에서 "이게 과연 쟁의 대상이냐. 노동쟁의 대상이 너무 광범위하게 확장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고,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 역시 이를 노동쟁의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이 문제가 단체교섭 대상인지 아닌지 여부는 당장 이 문제를 푸는 해법이 될 수 없다"며 "최종적으로 법원의 판결을 통해 판단해나가야 할 텐데, 현실적으로 사용자 측이 부당노동행위 처벌 위험을 감수하고 노조의 교섭 요구를 거절할 수 있을지도 문제고 법원 판단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사노위는 내부적으로 전문가 등 광범위하게 의견을 청취해 이 문제를 사회적 대화 의제화하는 것에 대한 검토를 해왔다"며 "검토가 끝나면 노사정과 실무 협의를 거쳐 사회적 대화 의제로 상정하고 본격적인 논의를 하는 과정을 밟아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가 논의에 착수한 반도체 초과이윤 공유 문제에 대해서도 사회적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노동부는 지난 7월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고 향후 논의 확대를 위한 핵심 질문을 모으는 '녹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AI 초과이익 공유 문제는 삼성전자 N% 성과급과 전혀 완전히 다른 맥락의, 다른 차원의 이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단순히 사후적인 부의 재분배 또는 시혜적인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AI 기술 발전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사회적 불안정성을 제어하고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회적 위험관리 측면에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분배 대상이 될 만한 초과이익을 어디까지 봐야 하느냐는 문제 자체가 쉽지 않다"며 "초과이익을 공유하는 메커니즘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할 것인지, AI세나 로봇세를 도입할 것인지, 기본소득이나 데이터 배당을 도입할 것인지 등 여러 정책 수단이 제안되고 있지만 통일적인 견해가 수렴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굉장히 어렵고 힘든 주제라 경사노위 입장에서도 적절한 시점에 이를 사회적 대화로 이끌어 논의해볼 만한 충분한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만일 사회적 대화 의제로 다루게 된다면 시민이 참여하는 방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남 반도체 등 메가특구의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주52시간제 예외 적용 논란과 관련해서는 노정 간 논의를 우선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반도체, 피지컬AI,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발전하는 데 국가가 모든 핵심역량을 투입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노동계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공감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노동 관련 특례 조항에 대해 노동계가 우려하는 부분을 해소하는 방안도 동시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메가특구특별법이 국회에서 입법 사항으로 다뤄질 예정이고, 노정 간 대화도 시작된 만큼 경사노위가 당장 별도의 입장을 내기는 이르다"며 "추후 이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자문을 요구하거나 노정이나 노사정 간 구체적인 협의에 따라 향후 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 역할을 요구하는 상황이 오게 되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데 망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산업통상부와 노동부가 주52시간제 예외 문제를 두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해서도 "정부 부처 간 이견 해소보다는 노동계의 목소리를 듣고 우려를 풀어갈 수 있는 방안이 더 시급하게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사회적 대화 과정에서 결론을 미리 정해놓는 것은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앞서 결론을 정해놓기보다는 절제된 자세로 노사 대화를 존중하며 논의가 성숙한 결론에 이를 수 있도록 하는 데 방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대화 과정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속도를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경사노위 출범 당시 이 대통령이 '합의를 서두르기보다는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듣고 이해와 공감을 쌓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빠른 속도가 아니라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돼달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이어 "논의의 시한을 미리 확정하지 않겠다"며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합의에 이를 때까지 대화를 계속하겠다. 가시적 성과를 거두는 데 조급해하지 않고 대화가 끊기지 않고 이어가는 것을 진정한 성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 참여 가능성을 내비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새로운 형태의 기구보다는 경사노위 복귀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경사노위법에서 정한 완전한 사회적 대화 기구의 구성이라는 측면에서 민주노총이 노동계 대표로 위원회에 참여하기를 희망해왔다"며 "민주노총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희망하고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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