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도 온도 기준도 없다"…인권단체, 구금시설 폭염수용 규탄

기사등록 2026/08/11 12:44:02

"온도 37도 육박…구금환경 열악"

외국인수용소 폭염 문제도 제기

헌법소원 및 정부에 긴급대책 요구

[서울=뉴시스]고선영 수습기자=수용자인권증진모임 등 15개 단체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피구금자도 인간이다! 살인적인 폭염수용에 대한 대책을 즉각 실시하라'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6.08.11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다솜 고선영 수습 기자 = 시민사회·인권단체들이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 교정시설과 외국인보호소의 열악한 구금환경을 지적하며 정부에 냉방시설 확충과 적정온도 기준 마련 등을 촉구했다.

수용자인권증진모임 등 15개 단체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피구금자도 인간이다! 살인적인 폭염수용에 대한 대책을 즉각 실시하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최근 교정시설 수용거실 온도가 37도에 육박하는 사례가 보도된 점을 언급하며 수용자들이 선풍기와 제한적으로 제공되는 얼음물 등에 의존해 폭염을 견디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교정시설과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된 사람들은 스스로 더위를 피하거나 냉방이 되는 장소로 이동할 수 없다”며 “폭염 속 구금환경이 수용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성준 전주교구인권위원회 활동가는 "2016년 8월 부산교도소 수용자 2명이 하루 간격으로 잇달아 숨졌고 국과수 부검 결과 사인은 열사병 등으로 추정됐다"며 "지난해 천주교인권위의 정보공개청구 결과 대다수 교정시설의 실내온도가 30도를 넘었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올해 약 12억원을 투입해 추진하려던 '교정시설 냉방설비 보강사업'을 잠정 중단한 것도 문제 삼았다.

해당 사업은 노인·장애인·환자 등 온열질환 취약 수용동과 일부 과밀 여성수용동의 복도 등에 냉방설비를 설치하는 내용이다.

김동현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현재 20여명의 수용자가 헌법소원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김 변호사는 "캐나다 연방법원은 수용 거실의 적정온도를 기록·보존하지 않은 교정당국에 온도를 측정하고 에어컨을 설치하도록 명령했다"며 "국가가 객관적인 온도기준과 실효적인 보호조치 없이 수용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 생명권 등을 침해하는지 묻는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외국인보호소 내 폭염 문제도 제기됐다. 구금된 사람들이 장기간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도 충분한 냉방과 얼음, 냉수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타리 이주구금대응네트워크 활동가는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2명이 더위로 실신하고 얼음도 제공되지 않으며 냉장고도 없다"면서 "제한적으로 가동되는 손바닥만한 에어컨은 열을 식히기에 역부족"이라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구금시설의 적정온도를 규정하는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현행 형집행법은 거실 설비와 관련해 ‘난방’만 언급하고 적정 온도 유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두고 있지 다.

훈령상 온도 유지와 관련한 노력 의무가 있을 뿐 정량적인 기준이나 주기적인 점검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단체는 폭염수용의 헌법적·국제인권법적 문제를 제기하며 헌법소원 추진 계획을 밝히고 정부에 긴급 요구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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