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폭우, 올해는 폭염"…수확철 무등산 수박 농가 '이중고'

기사등록 2026/08/11 11:18:56
[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남광주 북구 특산물 무등산 수박 출하를 하루 앞둔 11일 오전 전남광주 북구 금곡동 무등산 수박 공동직판장 주변 재배 농가에서 문용덕(62)씨가 수확한 무등산 수박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6.08.11. leeyj2578@newsis.com
[전남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지난해에는 폭우가 한바탕, 올해는 폭염이 난리통이구만."

전남광주 특산물 무등산 수박 출하를 하루 앞둔 11일 오전 광주 북구 금곡동.

뙤약볕 아래 노지에서 막바지 수확에 나선 문용덕(62)씨는 맹렬하게 타들어 갔던 여름을 버텨준 수박을 거둬들이며 연신 흐르는 땀을 닦았다.

출하 시기에 맞춰 두툼하게 여문 수박의 무게는 한 통에 10여㎏이 훌쩍 넘는 수준. 문씨는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으며 어린아이를 다루듯 수박을 조심스레 안아 올렸다.

주변 노지에는 폭염에 타들어가 말라 비틀어진 수박 줄기들이 늘어져 있었다. 문씨는 그 사이에서 힘겹게 살아남아 결실을 맺은 수박을 하나하나 살피며 조심스럽게 수확을 이어갔다.

노지 재배 무등산 수박 100여 주를 기르고 있는 문씨는 매년 거세지는 이상기후로 온전한 수확이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출하 시기가 늦은 작물 특성상 여름 기후를 모두 겪어야 하는데 전통적인 노지 재배 방식은 이미 사양 추세다.

특히 지난해 여름 쏟아졌던 '426.4㎜'의 괴물 폭우에 이어 올여름에는 전례 없던 폭염중대경보까지 덮치면서 노지 재배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문씨는 자신의 노지에서 자라는 수박의 수확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0여 통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다수 무등산 수박 농가가 하우스 재배로 전환하면서 가까스로 명맥을 잇고 있지만 급변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폭염과 폭우가 하우스를 뚫고 들어오면서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과거보다 어려워졌고 이탈하는 농가도 많아졌다.

[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남광주 북구 특산물 무등산 수박 출하를 하루 앞둔 11일 오전 전남광주 북구 금곡동 무등산 수박 공동직판장 주변 재배 농가에서 문용덕(62)씨가 올여름 폭염으로 제대로 자라나지 못한 무등산 수박 한 통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6.08.11. leeyj2578@newsis.com
고질적인 경영 불안, 품종 퇴화 문제도 여전히 해결이 요원한 숙제로 남아 있다. 1997년 34농가에 이르렀던 규모는 올해 불과 7농가밖에 남지 않았다. 농민들의 고령화, 신규 희망 농가 부재도 해결이 미지수다.

문씨는 "노지에서 키우는 무등산 수박의 당도와 품질이 하우스 생육 수박보다 뛰어나지만 기후 등 여러 악조건이 겹치면서 수확까지 도달하기 힘들다. 기후를 따지지 않아도 100주를 키울 경우 70~80통 수확이 최대 한계치"라며 "무등산 수박의 명맥을 보존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명예, 농가의 숙제가 있다. 쉽사리 이를 놓을 수 없다. 지자체 차원의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무등산 수박은 12일부터 10월까지 북구 금곡동 무등산수박 공동직판장을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전남광주 북구는 12일 오전 금곡동 무등산수박 공동직판장에서 출하기원 고사 등을 지낸다.

무등산 수박은 옛적 임금에게 진상하던 수박으로 '푸랭이'라고도 불린다. 무등산 중턱의 안개와 이슬을 맞으며 비옥한 토질 속에서 몸집을 키운다. 무등산 수박 한 통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지름 1m·깊이 1.2m 이상의 땅을 파야 한다. 까다로운 재배 조건만큼 독특한 향기와 맛이 별미다.

청록빛깔에 줄무늬가 없고 씨는 머리 부분의 눈만 검어 다른 수박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일반 수박보다 2~3배 크며 한 통에 최대 30㎏에 달한다. 보통 8월 중순부터 출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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