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5억 증발"…SK하이닉스 레버리지에 '풀베팅'한 은행원

기사등록 2026/07/28 15:56:01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코스피가 5.26% 내린 6400.27에 개장한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2.97% 내린 742.13에 거래를 시작했다. 2026.07.28.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금 7억원을 쏟아부었던 한 은행원이 한 달 만에 5억원 가까이 날렸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자신을 국내 K은행 재직자라고 밝힌 A씨가 '하이닉스 레버리지 때문에 인생 망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지난해 10월 2억원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투자 초반은 순조로웠다.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SK하이닉스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에 투자해 자산을 4억원까지 불렸다.

이후 반도체 상승세가 끝났다고 판단해 투자처를 바꿨다. A씨는 하이닉스를 주당 100만원 선에 매도한 뒤 화장품, 백화점, 소부장,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 종목으로 갈아탔고 평가금액은 5억5000만원(약 7억4300만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5월 들어 SK하이닉스가 다시 랠리를 이어가자 마음이 흔들렸다. A씨는 "계속 공부해 보니 반도체는 아직도 너무 저평가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결국 그는 공격적인 베팅에 나섰다. A씨는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본주에 신용거래를 이용하고 2배 레버리지 상품까지 더해 약 7억원 규모로 풀베팅했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반도체주가 흔들리면서 계좌는 한 달 만에 2억20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A씨는 "한 달 만에 5억원이 빠져버렸다. 처음 시작 금액과 비교하면 아직 10% 정도 수익이긴 하지만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레버리지 구조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2배 레버리지만 아니었어도 50%는 덜 잃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나처럼 레버리지 때문에 인생이 망한 사람이 있냐"고 물었다.

지난 10년의 투자 이력도 함께 털어놨다. A씨는 "직장생활 10년간 코인과 주식으로 평생 잃기만 하다가 이번 상승장에서 '드디어 어느 정도 재산을 갖게 되겠구나' 했는데 마음이 너무너무 괴롭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의 현재 순자산은 2억5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연이 알려지자 엇갈린 반응이 쏟아졌다. 결과적으로 수익을 낸 것 아니냐는 반응이 다수였다. 한 네티즌은 "2억원으로 시작해 2억2000만원이면 결국 수익인데 인생이 망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최고점이 내 자산이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하락장에서 얼마나 지키느냐가 실력이다. 팔지 않은 것은 절대 내 것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투자 원칙을 짚은 반응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최고점이 네 자산이 아니라 최저점이 네 자산인 것"이라며 "주식은 변동성이 크다. 오를 때 얼마나 버느냐는 운이 결정하고 내릴 때 어디까지 지키느냐가 실력"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네티즌들도 "고점을 찍으면 그게 내 돈 같아 보인다", "팔 때까지는 수익이 아니라 사이버머니"라며 초반 수익을 실력으로 착각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레버리지 투자 자체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레버리지는 도박이자 마약과 같다"며 "한 번 큰 수익을 경험하면 정상적인 투자로 돌아오기 어렵다. 빚투로 넘어가야겠다는 위험한 생각만은 절대로 하지 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레버리지 상품은 일반 주식보다 변동폭이 확대되는 구조다. 자산 가격이 오를 때는 수익이 배로 불어나지만, 반대로 하락할 때는 손실 역시 배로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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