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어선 2척 포함 6척 억류
납치한 '스워드' 모선 삼아 공격
GPS·위성통신 장비로 작전 확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이란 전쟁으로 국제사회의 시선과 해군 전력이 중동에 쏠린 사이 소말리아 해적이 다시 세력을 넓혔다. 피랍 선박을 '모선'으로 활용해 다른 상선을 공격하는 과거 수법도 되살아났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7일(현지시간) 소말리아 해적들이 아프리카의 뿔(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 지부티 등 아프리카 대륙 동쪽 끝 돌출 지역) 일대에서 선박 납치를 잇달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해적들은 지난 16일 이란 어선 2척을 납치했다. 지난주에는 유조선 등을 포함한 피랍 선박 6척이 소말리아 북동부 반자치 지역 푼틀란드 해안에 억류됐다. 이 가운데 2척은 지난 25일 풀려났다. 해적들은 선박당 2만달러(약 3000만원)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적들은 지난 4월 납치한 길이 약 100m의 시멘트 운반선 '스워드'를 해상기지인 모선으로 활용했다. 대형 선박에 소형 보트와 무장대원을 싣고 먼바다로 나가 다른 배를 공격하는 방식이다. 2000년대 후반 기승을 부릴 당시 사용했던 수법이 다시 등장한 셈이다.
소말리아 해적은 2005년부터 2012년까지 1000건이 넘는 공격을 벌였다. 이후 다국적 해군 순찰로 급감했지만, 중동 전쟁의 장기화 속에 국제 해운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다시 떠올랐다.
국제해사국(IMB)에 따르면 올해 4∼5월 소말리아 주변 해역에서 선박 4척이 납치됐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해적·해상 무장강도 사건은 줄었지만, 전 세계에서 인질로 붙잡힌 선원의 94%가 소말리아 해적 사건에서 발생했다.
이들의 재등장은 이란 전쟁에 따른 경계 공백과 맞물렸다. 소말리아 인근을 순찰하던 국제 해군 전력이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 등으로 분산되면서 감시가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영국 가디언은 해적들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위성통신, 납치 선박을 활용해 과거보다 먼 해역까지 진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부족의 비호도 단속을 어렵게 했다.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해적 연루 혐의자들이 체포된 뒤 무장세력이 이들을 풀어주려고 푼틀란드 가라카드의 경찰서를 습격했다. 해적 단속을 맡아온 자리반 지역 경찰서장도 최근 피살됐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이란 전쟁으로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에 해군력이 집중되면서 소말리아 인근 감시가 약해졌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 해군도 전력 분산이 해적들에게 활동을 재개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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