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 제도 관련 규정 전무
전자투표도 사실상 활용 중단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대한축구협회의 투표 관련 규정과 조항에 공백이 있는 거로 확인됐다. 정관이 규정한 결선투표 제도 관련 규정이 전무하며, 전자투표 근거 조항은 반영한 지 두 달도 채 안 돼 사실상 활용이 중단된 거로 파악됐다.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대한축구협회 정관과 회장선거관리규정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회장선거 절차에서 두 가지 공백이 확인됐다.
축구협회 정관 제23조 제4항은 회장선거에서 1차 투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득표자 2인을 대상으로 한 결선투표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상위 득표자가 3인 이상 동수일 경우에는 2인이 결정될 때까지 최저 득표자를 순차 탈락시켜 결선 진출자를 가리도록 한다. 결선투표 결과마저 동수이면 재투표를, 재투표도 동수이면 연장자가 당선인이 된다.
문제는 이 절차가 실제로 발동될 경우, 언제까지 실시해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축구협회 회장선거관리규정 제32조는 '위원회는 정관 제23조에 따라 회장 당선인을 결정한다'고만 돼 있을 뿐, 결선투표를 1차 투표 당일 바로이어서 진행하는지, 별도 날짜를 잡아 재소집하는지, 재소집한다면 그 기한은 언제까지인지 등 기본적인 시한 규정조차 없다.
회장선거관리규정 제7조 제2항 재선거·보궐선거에 대해선 '그 실시 사유가 확정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실시해야 한다'고 명확한 시한을 두고 있지만, 같은 선거 절차 안에서 이어지는 결선투표에는 아무런 시한도 규정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또 전자투표 조항도 문제가 있는 거로 확인됐다.
회장선거관리규정 제25조 제4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투표시스템을 활용한 전자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은 축구협회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것이 아니라, 지난 2024년 11월12일 규정 개정 승인 과정에서 대한체육회가 직접 추가한 것이다.
축구협회 회장선거관리규정 제43조와 제44조에 따라 규정 개정은 체육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체육회의 시정 지시에 따라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체육회가 조항을 추가했다는 것이다.
체육회 역시 제51조 제3항에 '전자적 방법을 이용해 투표 및 개표를 실시할 수 있다'는 같은 취지의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 조항이 반영된 지 한 달 보름 만인 2024년 12월26일, 당시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온라인 투표는 비밀 투표 보장이 어렵고,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도 회장·평의회·이사회 구성원을 선출하는 총회는 선거인이 직접 투표장에 나와 오프라인으로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며 온라인 투표를 채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실이 확인한 결과, 실제로 이 조항이 적용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체육회 요구로 규정에 반영한 조항을, 그와는 무관한 별도의 사유를 둬 두 달도 채 안 돼 사실상 사문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축구인들이 더 폭넓게 참여하는 방향 자체는 지지하지만, 그 방향이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되든 비밀투표 보장과 결선투표 시행 절차 같은 기본적인 디테일은 선거인단 규모와 무관하게 반드시 갖춰야 하는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육회 요구로 규정에 반영해 놓고 단 한 번도 활용하지 않은 전자투표 조항, 재선거·보궐선거엔 시한을 두면서 결선투표에 두지 않은 규정상 공백, 이런 기초적인 문제들이 현실화되면 그 부담은 결국 선수와 지도자 등 축구인들에게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wlsduq123@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