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워치 연동해 손짓·손목 흔들기 만으로 통화 연결 등 실행
스피커에 선크림 100회 넘게 주입 테스트…0.1g 단위 경량화 집중
촬영 시 LED 가리면 카메라 먹통…프라이버시 논란 사전 차단
[런던=뉴시스]박은비 기자 = 삼성전자가 구글과 손잡고 올가을 선보일 첫 스마트안경(인텔리전트 아이웨어)의 윤곽이 드러났다.
스마트폰을 주머니에서 꺼내지 않고도 회의실 화이트보드를 요약해준다. 외국어 표지판이나 메뉴판을 실시간 번역하는 기능도 갖췄다. 눈앞 식당의 평점을 확인하거나 약속 장소까지 길 안내를 받는 일도 가능하다.
다양한 기능만큼 조작법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 음성 호출 기반 스마트안경이 대부분이라 삼성이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삼성 개발진은 갤럭시 워치와 연동한 '손짓 제스처' 인식 기술에서 답을 찾았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두번 터치하면 전화를 받는 식이다. 손목을 흔드는 동작만으로 인공지능(AI)을 깨울 수도 있다. 스마트워치 제품군을 갖춘 삼성이라 가능한 영역이다.
최재인 삼성전자 MX사업부 XR개발팀장(부사장)은 23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차세대 인공지능(AI) 글래스 비전과 개발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전화 받아줘" 말 안 해도…더블 핀치로 바로 통화
이날 최 부사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스마트안경 관련 힌트를 몇 가지 제시했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띈 기능이 워치와 연동한 제스처 조작이다.
최 부사장 설명에 따르면, 사용자가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두 번 부딪히는 '더블 핀치' 동작을 하면 걸려온 전화가 바로 연결된다. 음성으로 "전화 받아줘"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 워치를 찬 손목을 흔드는 동작으로도 기기를 깨울 수 있다.
그동안 이 기기가 갤럭시 워치와 연동해 음성 호출 없이도 손 제스처로 반응한다는 유출 정보는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동작에 반응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오작동을 줄이기 위해 꼭 필요한 제스처만 선별해 탑재했다는 게 최 부사장의 귀띔이다. 최 부사장은 "누구나 에러 없이 쉽게 쓸 수 있는 확장성 있는 제스처만 넣었다"며 "이미 제스처 관련 특허를 다수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개발팀 최대 난제는 '선크림'…땀·발열 한계 극복'
개발 과정에서 뜻밖의 난관도 있었다. 바로 '선크림' 성분이다.
스마트안경의 스피커는 귀가 열린 오픈이어 형태라 외부에 노출된다. 개발팀은 실제 피부 온도 조건에서 선크림을 주입한 뒤 스피커 성능이 유지되는지 100회 이상 반복 측정했다.
최 부사장은 "선크림은 일반 오일과 달라 (품질팀과 개발팀을) 가장 힘들게 했다"며 "성능 저하 기준을 맞추기 위해 선크림 온도를 높이고 잘 스며들도록 저진동으로 흔들고 완전 흡수되게 만들었는데 초기에는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땀을 비롯해 얼굴에 생기는 여러 변수를 극복하고 결국 품질 기준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무게를 줄이는 작업에도 공을 들였다. 개발진은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단위로 부품을 측정하며 0.1g 단위로 무게를 줄였다. 실제 현장에서 접한 스마트안경은 일반 뿔테 안경과 비교해도 가벼운 느낌을 줬다.
◆LED 가리면 촬영 중단…합리적 프리미엄 가격 제시
최근 국내 주요 시험에서 스마트안경을 악용한 부정행위 시도가 발각되면서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기술적 장치로 사생활 침해 논란을 차단했다. 카메라 촬영 시 외부 LED 불빛이 들어오며, 얼굴에 착용했을 때만 카메라가 작동한다. 의도적으로 LED를 가리거나 파손하면 카메라 기능이 즉시 멈춘다. 사용자의 음성과 영상 데이터는 AI 학습에 활용하지 않는다.
가격대는 프리미엄 수준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최 부사장은 "합리적인 가격을 고민 중"이라면서도 "적용된 기술과 품질을 고려하면 시작 단계에서는 프리미엄 범주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AI 경험을 화면 밖으로 확장해 새로운 표준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AI 글래스 관련 특허만 200개 이상 확보했다.
최 부사장은 "메이저 모바일 브랜드가 스마트안경을 내놓는 것은 처음"이라며 "새로운 시장 카테고리와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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