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7년간 교제한 뒤 결혼한 부부가 자녀의 성(姓)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모계성 안 따르면 혼인신고 안 한다는 아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을 30대 초반 남성이라고 소개하며 "7년 연애한 여자친구와 올해 초 결혼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아내와 혼인신고서를 작성하던 과정에서 자녀의 성을 결정하는 항목을 발견했고, 아내에게 "아빠 성으로 체크하면 되냐"고 물었다가 예상치 못한 답을 들었다고 했다.
아내는 "태어날 아기 성은 내 성을 따르면 안 될까"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A씨는 "아이 성을 반드시 내 성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아직 우리나라는 아이가 아빠 성을 따르는 게 당연한 문화이고, 가족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걱정됐다"고 털어놨다.
아내가 모계 성을 원한 이유는 자신의 성씨가 결혼으로 인해 사라지는 것이 아쉽다는 것이었다. A씨는 "아내 성이 희귀한 편이라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데 왜 내 성씨가 세상에서 사라져야 하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A씨는 아이가 엄마 성을 사용할 경우 사회적 편견이나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아직 다름을 완전히 인정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부모와 아이의 성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아이가 상처받을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고 했다.
하지만 아내는 "남들이 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왜 우리까지 따라야 하느냐"며 반박했고, 두 사람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아내는 "그냥 혼인신고를 하지 말자. 아이 성 문제는 나중에 구체적으로 계획할 때 다시 이야기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연애 7년 동안 연애관, 경제관, 결혼관에서 크게 맞지 않는 부분이 없었는데 이런 문제는 한 번도 이야기해본 적이 없었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아이 성씨 문제는 부부가 합의할 문제인데 사회 통념을 이유로 강요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이 부모 성을 보고 특별하게 생각하는 시대는 아니다"라는 의견을 냈다.
반면 "결혼 전 충분히 논의했어야 하는 중요한 가치관 문제", "혼인신고까지 미룰 정도라면 결혼관 자체를 다시 봐야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너는 왜 아빠랑 성이다르냐는 질문을 수없이 들을 아이가 불쌍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 민법상 자녀는 원칙적으로 아버지의 성과 본을 따르지만, 부모가 혼인신고를 할 때 협의하면 어머니의 성과 본을 따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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