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부산공장서 생산하는 폴스타4도 대상
미국산 폴스타3까지 2027년형부터 판매 불가
같은 지리 계열 볼보는 특별 허가받아 판매 계속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폴스타는 미 상무부에 결정을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하거나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
마이클 오피아라 폴스타 대변인은 “브랜드 입지가 강하고 수익을 내며 성장할 수 있는 시장, 특히 유럽에 투자를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당국과 충분히 협의했지만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결정은 중국이나 러시아와 연계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인터넷 연결 차량과 이들 국가의 지배를 받는 제조사가 만든 차량의 미국 내 판매를 2027년형부터 금지하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이미 미국에 반입된 재고 차량의 판매와 기존 차량의 운행·정비·사후지원까지 당장 금지하는 조치는 아니다.
폴스타의 미국 딜러 32곳은 회사의 철수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대부분 볼보 차량도 함께 판매하지만 폴스타가 고급 전기차 시장의 유력 브랜드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전시장과 직원 교육 등에 상당한 자금을 투자했다.
미국의 주요 폴스타 판매점을 운영하는 매슈 하이켄 프레스티지 컬렉션 오토그룹 사장은 2021년부터 쇼핑몰 매장에서 폴스타를 판매해왔다. 그는 뉴저지주 이스트해노버의 고속도로변에 수백만 달러를 들여 새 전시장을 짓고 있었지만 지난달 말 공사를 일시 중단했다. 하이켄은 “폴스타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소식은 정말 속상하다”고 말했다.
기존 차주들도 피해를 볼 수 있다. 자동차 유통 전문 투자은행 프레시디오그룹의 제이슨 스타인 매니징파트너는 폴스타 중고차 가격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폴스타는 미국에 남은 차량을 최대 2만5000달러(약 3700만원)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폴스타는 2017년 볼보에서 분리된 고급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중국 저장지리홀딩그룹의 지배를 받고 있다. 볼보는 폴스타 지분 약 20%를 보유하고 있으며 두 회사는 차량 개발과 생산에서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폴스타3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볼보 공장에서 생산되며 볼보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90과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다. 중국에서 생산되던 폴스타2는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 판매가 중단됐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다른 차종 폴스타4는 관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위탁 생산된다. 그러나 중국 지리홀딩스의 지배를 받는 폴스타는 현재 미국에서 중국산 차량을 팔지 않는데도 판매를 계속하기 위한 특별 허가를 받지 못했다.
반면 지리홀딩스가 대주주인 볼보는 지난 5월 특별 허가를 받아 미국에서 차량 판매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볼보와 달리 폴스타는 생산지와 관계없이 2027년형부터 모든 신차를 미국에서 팔 수 없다.
호칸 사무엘손 볼보 최고경영자(CEO)는 “볼보는 데이터를 어떻게 보호할지 미국 당국에 입증했다”고 말했다. 미 상무부가 두 회사의 허가 결과가 엇갈린 이유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수출통제 전문 변호사 울리카 스완슨은 “허가 여부를 가르는 기준은 사실상 깜깜이다”라고 지적했다.
폴스타가 철수하더라도 딜러에 대한 보상 책임은 남을 수 있다. 미국 각 주의 자동차 딜러 보호법은 완성차 업체가 철수할 경우 남은 재고를 되사거나 판매점 영업권의 적정 시장가치를 보상하도록 규정하는 경우가 많다.
딜러들을 대리하는 러셀 맥로리 변호사는 이러한 보상 의무는 통상 파산하지 않고는 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정부 결정 때문에 철수하더라도 폴스타가 보상 의무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며 “정부 결정 때문이더라도 판매점 계약을 종료한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 이유와 관계없이 대부분의 주법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폴스타는 딜러 계약을 종료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기존 재고 판매를 계속하고 딜러들도 판매와 정비, 사후지원 서비스를 이어갈 것”이라며 “딜러들과 철수에 따른 후속 조치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