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24시간 가동 가능한 담수화 기술 개발

기사등록 2026/07/21 11:40:00
[포항=뉴시스] 포스텍 화학공학과 전상민 교수 연구팀이 최근 나무판을 김밥처럼 말아 밤에도 마르지 않는 담수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 왼쪽부터 전 교수, 석사과정 이정은씨, 토시프 와니 연구원. (사진=포스텍 제공) 2026.07.21. photo@newsis.com

[포항=뉴시스]송종욱 기자 = 포스텍은 화학공학과 전상민 교수 연구팀이  최근 나무판을 김밥처럼 말아 24시간 운용이 가능한 담수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태양광을 이용한 이 해수 담수화 기술은 전기 없이도 깨끗한 물을 만들 수 있어 오래전부터 주목받은 친환경 기술이다. 검은 소재가 햇빛을 흡수해 해수를 데우면 물은 증발해 소금기가 남고 순수한 수증기만 빠져 물로 응축된다.

문제는 증발 면적을 넓히기 위해 증발기를 높이 쌓을수록 물을 꼭대기까지 끌어 올리기 어렵고 시간이 지나면 표면에 소금 결정이 쌓여 물길을 막아버린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나무를 마는 방식'에서 답을 찾았다. 원목을 종이처럼 얇게 켠 나무판(베니어)을 김밥처럼 돌돌 말아 '우드 스크롤'이란 원통형 증발기를 만들었다. 나무를 말면 층과 층 사이에 생긴 틈이 물이 다니는 통로가 된다. 물은 통로를 타고 증발기의 꼭대기까지 올라간다. 증발하고 남은 소금기 역시 이 통로를 따라 다시 바닷물 쪽으로 흘러 없어진다.
[포항=뉴시스] 포스텍 화학공학과 전상민 교수 연구팀이 최근 나무판을 김밥처럼 말아 밤에도 마르지 않는 담수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은 친환경 증발기의 담수 생산 메커니즘 모식도(왼쪽), 해수를 증발해 얻은 담수로 키운 보리(오른쪽). (사진=포스텍 제공) 2026.07.21. photo@newsis.com

특히 흥미로운 점은 통로가 좁을수록 '모세관 현상'으로 물이 더 잘 빨려 올라갈 거라는 상식과 달리, 실제로는 통로가 어느 정도 넓어야 물도 잘 오르고 소금도 잘 빠져나간다는 사실을 이번 연구에서 새롭게 밝혀냈다.

연구팀이 만든 높이 40㎝ 우드 스크롤 증발기는 태양광 1개 조건에서 시간당 35.8㎏/㎡의 물을 증발시켰다. 이는 애초의 태양광 증발기와 비교해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더 놀라운 건 밤에도 증발이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 야외에도 우드 스크롤 증발기를 여러 대 세워 담수화 성능을 검증했다. 생산된 물은 세계보건기구(WHO) 음용수 기준을 충족했고, 이 물로 보리를 직접 키우는 데도 성공해 농업용수로 가능성도 확인했다. 전기나 복잡한 장비 없이 나무판 하나로 식수와 농업용수를 얻은 것이다.

전 교수는 “간단한 목재 구조 만으로 하루 종일 안정적으로 물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물 부족 지역을 위한 차세대 친환경 담수화 기술의 실용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물·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 '엔피제이 클린 워터‘에 실렸으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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