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열풍 올라탄 삼성바이오…'일거삼득' 노린다

기사등록 2026/07/21 07:01:00 최종수정 2026/07/21 07:08:25

국내 바이오업계 최대 규모 M&A 성사

생산력·포트폴리오·해외거점 확보 효과

12월까지 대주주 지분, 공개매수로 인수


[서울=뉴시스] 삼성바이오로직스, 폴리펩타이드 그룹 CI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2026.07.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펩타이드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폴리펩타이드 그룹(PolyPeptide Group)을 2조7062억원에 인수키로 해 주목된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M&A(인수합병) 사상 최대 규모로, 비만·당뇨 치료제 열풍의 핵심 원료인 펩타이드로 사업 영토를 넓히겠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주주 지분인수 및 공개매수를 통해 폴리펩타이드 그룹의 지분 100% 확보를 목표로 올해 12월말까지 인수를 최종 완료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폴리펩타이드 그룹을 인수키로 한 배경에는 폭발하는 시장 성장성이 있다.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당뇨치료제가 전 세계 제약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펩타이드는 단백질 기본 단위인 아미노산이 2~50개 정도 짧게 사슬처럼 연결된 물질로, 체내에서 호르몬이나 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인공적으로 합성해 질병 치료제로 개발한 것이 펩타이드 의약품이다.

GLP-1 의약품이 대표적인 사례로, 이는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체내 호르몬을 모방해 개발됐다.

펩타이드 의약품은 합성 과정이 복잡하고 고도의 공정 제어와 엄격한 GMP 품질 관리가 요구된다. 특히 상업화 단계에서는 대규모 생산능력과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필수적인 만큼 전문 CDMO 위탁 생산 비중이 고조되는 추세다. 실제로 제조 공정의 높은 기술 장벽으로 인해 펩타이드 개발사의 약 62~64%가 전문 CDMO를 활용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170개 이상의 펩타이드 의약품이 임상 단계에 있고, 80개 이상이 이미 상업화에 성공했다. 파이프라인과 적응증이 다변화될수록 초기 개발부터 상업 생산까지 전문 생산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펩타이드 CDMO 시장 자체도 2026년 55억2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20.3%씩 성장해 2035년 291억4000만 달러(약 4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항체의약품 강자에서 ADC·펩타이드 등 사업 다각화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1996년 페링의 펩타이드 생산사업부에서 분사한 스위스 바르(Baar) 기반의 전문기업이다. 펩타이드 치료제 관련 개발·생산실적만 1000건이 넘고, 신약 후보물질 생산 프로세스 개발 역량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유기용매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여 원료비와 폐기물을 동시에 절감하는 친환경 제조기술도 갖췄다.

이번 인수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설과 기술, 숙련 인력을 한꺼번에 확보했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스웨덴 말뫼, 벨기에 브레인, 미국 토런스·샌디에이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인도 암베르나트 등 5개국 6개 생산거점과 R&D센터를 운영 중이며, 전문인력만 1500여 명에 달한다. 여기에 기존 진행 중인 CDMO 계약까지 승계해 인수 직후부터 안정적으로 수주 물량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주목할 대목은 '교차 수주'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대체로 항체의약품과 펩타이드 치료제를 함께 개발하는 곳이 많다. 고객사 입장에선 단일 CDMO 파트너에게 항체와 펩타이드를 한 번에 맡기면 파트너 관리 효율과 공급망 안정성이 높아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펩타이드 생산시설을 기존 미국 록빌(Rockville) 생산시설과 연계해 다국적 제약사와의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별 공급망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번 인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속해서 추진해 온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의 일환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1년 mRNA(메신저 리보핵산) 생산 역량을 확보했고, 지난해 항체-약물접합체(ADC) 전용 시설을 가동하며 '삼성 오가노이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난해 12월엔 차세대 모달리티 생산거점으로 키울 제3바이오캠퍼스 부지도 확보했다. 펩타이드는 물론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차세대 백신까지 고부가가치 신규 모달리티로 발을 넓히는 중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번 인수는 생산능력·사업 포트폴리오·글로벌 거점 등 3대 성장축을 모두 아우르는 전략적 결정"이라며 "양사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CDMO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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