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돈협회장 "물가 잡겠다고 돼지고기 수입만 늘려선 안 돼"

기사등록 2026/07/16 16:00:00

할당관세보다 생산성…방역·환경 규제 개선 제안

한돈 소비 확대·수출시장 다변화 추진

[세종=뉴시스] 이기홍 대한한돈협회장 겸 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이 16일 세종정부청사 인근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를 열고 한돈산업 주요 현안과 취임 이후 정책 대응 성과, 향후 추진 과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이기홍 대한한돈협회장 겸 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이 정부의 돼지고기 수급 정책과 관련해 "물가를 잡겠다고 돼지고기 수입만 늘리는 방식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생산성 향상 중심의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체계 개선과 가축분뇨 규제 완화, 축사 현대화 등을 통해 국내 공급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돈협회와 한돈자조금은 16일 세종정부청사 인근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한돈산업 주요 현안과 취임 이후 정책 대응 성과, 향후 추진 과제를 설명했다.

이 회장은 "정부가 물가가 오를 때마다 할당관세를 적용해 돼지고기 수입을 늘리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며 "시설을 현대화하고 생산성을 높여 생산원가를 낮추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그는 "질병을 줄일 수 있는 사육체계를 만들고 생산성을 높이는 시설을 지원해야 한다"며 "수입으로 시장을 대응하기보다 국내 생산기반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정부와 국회, 산업계와의 소통을 강화하면서 규정 개정과 법안 발의 등 44건의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대표 성과로는 돼지 거래가격 보고제와 관련한 축산물 유통법 대응을 꼽았다. 그는 "정부가 돼지 생산과 거래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제도를 추진해 국회와 정부를 설득했고 협회 의견을 반영하도록 했다"며 "정부와 싸우기보다 소통을 통해 해결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ASF 대응 과정도 소개했다. 이 회장은 올해 초 야생멧돼지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뚜렷하지 않은 농장 발생이 잇따르자 사료 원료와 폐사체, 출하·운송 차량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부와 함께 원인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농가가 검사에 협조했다가 귀책사유를 이유로 보상금이 삭감될 것을 우려하면 질병을 숨길 수밖에 없다"며 "법이 허용하는 최대 수준의 보상을 전제로 검사에 참여하도록 정부에 제안했고 전국 한돈농가도 적극 협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검사와 협회의 유통경로 추적을 통해 ASF 바이러스 I형 유전자형이 검출된 원료의 공급 경로를 확인했고 해당 원료를 회수하면서 발생 원인 규명에 도움이 됐다"며 "방역을 위한 방역이 아니라 질병을 막고 산업을 지키는 방역으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ASF와 구제역 긴급행동지침(SOP) 개선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구제역 SOP를 개정해 시·군 최초 발생 기준을 조정하고 방역대 내 생축 이동과 경작지 액비 살포를 허용했다. 항원·NSP 항체 양성 시 이동제한 완화와 부분 살처분 농장의 출하 허용 등도 개정안에 반영됐다.

살처분 보상금도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최초 신고 농가는 가축 평가액의 80%에서 100%로, 추가 발생 농가는 80%에서 90%로 상향됐다. 협회는 향후 살처분 보상금 100% 지급 현실화와 재입식까지의 휴지기간 경영손실 보상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핵심 과제로는 방역순치돈사 제도화를 제시했다.

방역순치돈사는 외부에서 들여온 돼지를 기존 돈사에 바로 합사하지 않고 별도 시설에서 일정 기간 사육하며 질병 유무와 농장 적응 상태를 확인하는 시설이다. 협회는 이를 통해 질병 악순환을 차단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국토교통부의 건폐율 규제와 기후에너지환경부의 배출시설 기준 등 관계 부처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환경 분야에서는 가축분뇨를 폐기물이 아닌 순환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 회장은 "정부 정책에 따라 농가와 공동자원화시설에 막대한 재원이 투입됐는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시설 투자만 요구해서는 안 된다"며 "국제 비료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액비와 퇴비는 화학비료를 대체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액비의 관리체계를 농식품부 중심으로 일원화하고 저탄소 분뇨처리시설 보급 확대와 비료 자원 활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가축분뇨 처리시설의 암모니아 배출기준 완화 등 규제 개선도 함께 추진 중이다.

한돈자조금은 소비 촉진과 한돈 브랜드 가치 제고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싱가포르와 몽골 등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수출 기반도 넓혀갈 계획이다.

이 회장은 "정부를 상대로 아스팔트 농사를 짓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며 "정부 정책의 대상자가 아니라 정책을 함께 만드는 동반자로서 논리와 근거를 갖고 정부와 국회를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임기 동안 농가와 다음 세대가 체감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뉴시스] 이기홍 대한한돈협회장 겸 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이 16일 세종정부청사 인근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를 열고 한돈산업 주요 현안과 취임 이후 정책 대응 성과, 향후 추진 과제를 설명했다. (사진=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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