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현장이 기록한 노동의 얼굴…'시화, 마침내 빛날'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사랑이라 믿었던 지배(생각지도)=네이딘 매컬루소 지음, 문가람 옮김
"내가 왜 하필 그런 사람에게 마음을 주었을까. 떠나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왜 곁에 남아 있었을까."(13쪽)
영화 '더 울프 오브 윌 스트리트'의 실제주인공 조던 벨포트의 전 부인인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친밀한 관계 속 폭력과 통제의 메커니즘을 풀어낸다.
가족·결혼 전문 상담치료사이자 임상심리사인 저자는 학대와 종속 관계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트라우마 유대' 개념으로 설명한다. 성실하고 친화적인 사람일수록 오히려 병리적 관계에 깊이 얽힐 수 있다고 주장하며,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반복되는 정서적 지배 구조를 짚는다.
책은 '사랑은 어떻게 덫이 되는가', '빼앗긴 목소리를 되찾는 법', '다시는 사냥당하지 않기 위하여' 등 3부로 구성됐다.
"이 책이 치유라는 낯선 땅으로 한 발 내딛는 용기가 되길 바란다. 그래서 당신이 단지 살아남은 사람을 넘어, 다시 피어나는 사람으로, '성장생존자'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바란다."(19쪽)
▲시화, 마침내 빛날(교유서가)=공계진 지음
"흙을 쌓아 만든 대지에는 공장이 들어섰고, 그 공장은 서울 문래동 등에서 밀려난 노동자들로 채워졌다."(7쪽)
25년간 시화공단 노동 현장을 지켜본 노동운동가 공계진 시화노동정책연구소 이사장이 한국 제조업의 가장 낮은 곳의 생리를 파헤친다.
책은 시화공단 조성 과정부터 노동조합 결성, 원청과 하청 구조 등 한국 제조업의 현실을 응시한다. 고된 노동에도 삶은 나아지지 않고 안전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의 삶을 따라가며, 노조와 노동단체 역시 그들의 삶을 충분히 만나지 못했다는 성찰도 함께 담았다.
저자는 시화공단이 언젠가 이름처럼 '빛나는' 노동의 공간이 되기를 바라며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누구도 나에게 이 길을 가라고 하지 않았다. 급하게 갈 필요가 없다.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더딤과 느림을 이해하면서 시화공단 12만 명의 노동자와 함께 천천히 갈 것이다."(2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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