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그세스 "고테스토스테론 전쟁부”"…전투력 강화 명분
트랜스젠더 호르몬 치료는 복무 금지 근거…"노골적 이중잣대"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이 같은 의무 선별검사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우리의 가장 결정적인 전술적 우위는 언제나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이라며 “우리는 그 우위를 유지해야 할 신성한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30세 미만 장병은 본인이 원할 때만 검사를 받는다. 검사에서 수치가 낮게 나오더라도 치료는 의무가 아니며, 장병이 테스토스테론 대체요법(TRT)을 선택할 수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정책 목표를 ‘고(高)테스토스테론 전쟁부’라고 표현했다. 장병들의 호르몬 상태를 관리해 그가 “가혹하고 쉴 틈 없는 환경”이라고 규정한 현대 전장에 대비하겠다는 취지다.
여성도 테스토스테론을 분비하지만 남성의 분비량이 여성보다 10~20배가량 많다. 현재 미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여성용 테스토스테론 치료제는 없다. 미 국방부는 남녀 장병에게 어떤 검사 기준을 적용하고, 수치가 낮은 여성에게 어떤 조치를 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미군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국방장관이 장병들의 호르몬 수치까지 직접 챙기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장병들과 함께 운동하는 모습을 자주 공개하고 수염과 체력·용모 기준까지 직접 챙기며 강인한 남성성을 강조해왔다.
이번 조치는 헤그세스 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내린 트랜스젠더 장병 복무 금지 명령과 충돌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복무 금지 논리 가운데 하나는 트랜스젠더 장병이 전쟁터에서 지속적으로 호르몬 치료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복무 금지 명령에서 미군이 일상적인 의료 지원이나 특별 조치 없이도 열악한 환경에서 싸울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일반 장병에게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면서 트랜스젠더 장병의 호르몬 치료는 왜 문제가 되는지 설명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이 전투력 강화를 검사 명분으로 내세운 데는 군 복무 환경이 장병의 호르몬 수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의학적 배경이 있다. 반복되는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머리 부상은 테스토스테론 감소와 연관돼 있으며, 수치가 지나치게 낮으면 근육 감소와 피로, 비만, 성기능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공개된 발표에서는 왜 검사 대상을 30세 이상으로 정했는지, 모든 대상자에게 매년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실제 전투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테스토스테론 치료에는 부작용도 따른다. 정자 생산을 억제해 생식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고 혈전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일부 장병은 결핍 진단을 받으면 어렵게 얻은 특수임무 자격이나 보직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검사를 피하거나 군 의료기관 밖에서 호르몬제를 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TRT는 의학적으로 필요한 치료법이지만 미국에서는 근육을 늘리고 활력을 높이려는 목적으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 내 테스토스테론 처방은 2000년 100만건 미만에서 2025년 약 1200만건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임상적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지 않은 젊은 남성의 TRT 사용도 크게 늘고 있다. 조 로건과 앤드루 후버먼 등 유명 인플루언서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도 자신의 TRT 사용 사실을 공개하면서 호르몬 치료가 의료 영역을 넘어 근육·활력 관리 수단으로 확산했다.
헤그세스 장관의 정책은 미국 남성의 TRT 접근성을 확대하려는 케네디 장관의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많은 연구자는 최근 세대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진 원인으로 비만 증가와 운동 부족을 지목하지만, 케네디 장관은 이를 인류의 존립을 위협하는 문제라고 주장해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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