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위, 유출 은폐·증거 폐기 신고자에 과징금 최대 30% 포상 검토
금융위 신고포상금 모델 참고…신고자의 사건 적발·제재 기여도 반영
이 대통령 "대규모 신고포상제 필요"…미신고 기업은 과징금 최대 30% 가중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정부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숨기거나 관련 증거를 없앤 행위를 신고한 사람에게 부과 과징금의 최대 30%를 포상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수천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된 대규모 사고에서 신고자의 기여도가 최대로 인정되면 포상금 규모도 백억원대를 훨씬 웃돌 수 있다. 기업 내부에서만 알 수 있는 유출 은폐·증거 폐기를 외부로 드러낼 강력한 유인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16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개인정보위 하반기 업무계획 보고에서 "자료를 은닉·폐기하는 경우 내부자가 아니면 알기 어렵다"며 "다른 부처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의 최대 30% 수준까지 포상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개인정보 침해 신고포상금 도입에 나선 것은 기업이 유출 사실이나 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숨기면 외부에서 이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관련 자료와 시스템 운영 상황을 아는 내부자의 제보가 없으면 은폐·폐기 사실 자체가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개인정보위 설명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송 위원장 보고를 들은 뒤 신고포상금 제도를 별도로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과징금의 일정 비율을 신고자에게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기본적으로 그렇게 해야 내부자들의 신고가 가능하다"며 적극 도입하라고 말했다.
이어 재직 중에는 신고하기 어렵더라도 퇴직 이후 유출 은폐 사실을 알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며, 위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경우에도 제재할 수 있도록 관련 시효를 점검해 달라고 주문했다.
개인정보위는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과징금 연동형 신고포상금 제도를 참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금융위는 지난 5월 자본시장법·외부감사법 시행령을 개정해 불공정거래·회계부정 신고포상금 상한인 각각 30억원과 10억원을 폐지했다. 포상금은 적발·환수된 부당이득이나 과징금의 30%를 기준금액으로 삼은 뒤 신고자의 적발·제재 기여율을 곱해 산정한다.
공정위도 지난달 '공정거래법 등 위반행위 신고자에 대한 포상금 지급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과징금의 최대 10%를 상한 없이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전에는 위반 유형별로 최대 30억원 등의 지급 한도가 있었지만 이를 폐지하고 과징금 연동 방식으로 바꿨다.
개인정보 신고포상금도 신고자가 제공한 정보와 증거 중요성, 사건 적발과 과징금 부과에 미친 기여도 등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개인정보위는 법 개정 이후 시행령을 통해 지급 비율과 산식, 상한 설정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며 지급 재원과 운영 방식은 기획예산처 등 관계부처와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개인정보위는 신고포상금 도입과 별도로 유출 사고나 권리 침해 사실을 은폐·축소하려 관련 자료를 숨기거나 없앤 행위에 대한 제재도 강화한다.
유출 사실을 성실하게 신고하고 조기에 대응한 기업에는 과징금 감경 혜택을 준다. 하지만 법정 기한 안에 신고·통지하지 않고 피해 확산 방지 조치도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과징금을 최대 30% 가중한다.
개인정보위는 이날 이러한 내용의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은 다음 달 5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9월 1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예방 투자 수준이 우수한 기업에는 과징금을 최대 40% 감경하고 사고 대응 체계를 갖춰 조기 탐지·신고와 피해 확산 방지 조치를 충실히 한 경우에도 최대 40%를 감경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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