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29년 전 자신이 관리하던 거액의 공금을 횡령하자마자 가족과 함께 해외로 출국해 장기 도피생활을 한 전직 은행 직원이 2심에서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재판장 황진희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기소돼 1심 징역 5년을 선고받은 A씨의 항소심에서 검사 항소를 기각, 원심 유지 판결을 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은행 대부계장으로 일하던 1998년 9월18일 하루에만 11차례에 걸쳐 공금 9억6500만원(현재 환산액 18억4000만원)을 자신의 매형 계좌 10여개로 송금해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가족들에게 빌린 돈으로 주식 투자를 했다가 큰 빚을 떠안게 되자, 예금 출납·대출 업무를 맡고 있던 직위를 악용해 전산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범행했다.
A씨는 미리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으며, 범행에 가담한 매형은 가족을 이끌고 공항 주변에 기다리고 있다가 빼돌린 조합 공금이 입금되자마자 인출해 곧바로 필리핀으로 달아났다.
이후 A씨는 27년 가량 장기 도피 생활을 하다 지난해에야 자진 귀국했고 검찰은 뒤늦게 재판에 넘겼다. 앞서 자진귀국한 매형은 2018년 5월 징역 3년 실형이 확정됐다.
앞선 1심은 "A씨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범행을 실행한 직후 가족과 함께 27년간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귀국했다. 실제 인출 못하거나 지급 정지액을 제외하더라도 실질적 손해액이 3억9000만원으로 기소 당시 가치로 환산하면 실질 손해액은 7억4000만원에 이르는 거액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일부나마 피해 회복 노력을 했다고 볼만한 정황은 없고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 공범인 매형이 자진 귀국한 지 8년지나 돌아왔고 이미 처벌 받은 공범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며 "직업 윤리를 저버리고 직무 수행의 기회를 이용한 범행이어서 죄질이 나쁘다. 책임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중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특별한 사정 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며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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