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적응 위해 공원 축구장서 달리기 훈련
리타겟팅·강화학습·전신 제어 기술 등 결합
"향후 활용될 로봇 기술 검증하는 과정"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하프타임 퍼포먼스 개발 과정을 공개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15일(현지시간) 자사 소셜미디어(SNS) 채널을 통해 아틀라스의 월드컵 하프타임 공연 준비 과정을 담은 영상과 기술 블로그를 공개했다.
아틀라스는 지난 5일 월드컵 16강전 하프타임 무대에 등장해 유명 축구 선수들의 골 세리머니를 재현하고 축구공을 주심에게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이번에 공개한 콘텐츠를 통해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는 경기장 환경에 아틀라스를 적응시키기 위해 통신과 제어 시스템, 보행 기술 등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세스 데이비스 보스턴다이나믹스 수석 프로그램 매니저는 "월드컵과 같은 특별한 무대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진진한 일이었다"며 "연구실에 있던 로봇을 경기장에 배치하려면 로봇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외부 통신 환경과 지면 상태, 주변 사람과의 상호작용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했다"고 말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우선 수만 명의 관중이 밀집한 경기장에서 기존 와이파이 기반 통신을 안정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고 보고 별도의 전용 통신 채널을 구축했다.
강한 햇빛과 높은 기온의 야외 환경에서도 로봇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시스템과 제어 기능도 보완했다.
잔디 환경에 적응시키는 것도 주요 과제였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아틀라스가 발과 잔디 표면 사이의 상호작용을 학습할 수 있도록 관련 모델을 추가했다.
실제 잔디에서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지역 공원 내 축구장을 빌려 걷기와 달리기 훈련도 진행했다.
유명 선수들의 골 세리머니와 심판에게 공을 전달하는 동작을 자연스럽게 구현하기 위해 아틀라스의 반응 속도와 균형 제어 능력도 끌어올렸다.
구체적으로 사람의 움직임을 로봇의 신체 구조에 맞게 재구성하는 '리타겟팅' 기술과 수천개의 병렬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동작을 학습하는 '강화학습', 전신 관절이 하나의 시스템처럼 반응하도록 하는 '전신 제어 기술'을 결합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이번 월드컵 시연이 단순한 공연을 넘어 향후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로봇 기술을 검증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축구공을 차거나 전달할 때 필요한 전신 제어와 균형 유지, 환경 적응 기술은 향후 제조 현장에서 물체를 운반하거나 부품을 조작하고 생산 작업을 수행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아틀라스를 투입해 제조 현장 적용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생산 순서에 맞춰 부품을 분류하고 배치하는 부품 서열 작업을 맡긴 뒤 안전성과 작업 품질을 검증할 방침이다.
데이비스 수석 매니저는 "아틀라스를 개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로봇이 사실상 어떤 일이든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었다"며 "로봇의 움직임은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와 미래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파가 많은 경기장에서 정밀하고 안정적인 동작을 구현하는 능력은 복잡하고 변화가 많은 공장 환경에서 작업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과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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