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숨긴 회사 신고하면 수십억?…과징금 연동 파파라치제 도입 추진

기사등록 2026/07/16 11:02:34

개인정보위,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 보고

유출 증거 은닉·폐기 신고자에 과징금 일부 포상 추진

소액 사건 신속 처리·AI 조사 에이전트 개발

스마트 글라스 보호 기준 마련·주요 유출사고 연내 처분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삶으로 체감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국민과 함께하는 두 번째 업무보고'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6.07.16.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정부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숨기기 위해 관련 자료를 감추거나 폐기한 기업을 신고한 사람에게 과징금의 일정 비율을 포상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추진한다. 대규모 유출 사고에 수천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되는 상황에서 지급률을 1%로 가정하더라도 포상금이 수십억원에 달할 수 있다.

소액 과징금 사건을 소위원회에서 묶어 심의하는 '신속 처리 절차'도 검토한다. 올해 상반기 개인정보 유출 신고 건수가 지난해 연간 수준에 육박하자 반복적이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사건을 신속히 처리해 대형 사고에 조사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사고 급증과 조사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출 사고 조사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도 자체 개발한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16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러한 내용의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회사 유출 은폐 알리면 과징금 떼어준다
[서울=뉴시스]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나 권리 침해 사실을 은폐·축소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숨기거나 없애는 행위에 과징금 등 별도 제재를 만들 계획이다. 증거 은닉·폐기 행위를 신고해 위법행위 처분에 도움을 준 사람에게는 부과 과징금 일정 비율을 포상금으로 지급한다.

포상금 규모는 향후 제도 설계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과징금이 수천억원대로 커진 만큼 전체 과징금의 1%를 지급한다고 단순 가정하면 포상금만 수십억원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삶으로 체감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국민과 함께하는 두 번째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7.16. bluesoda@newsis.com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업무보고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줄이려면 신고포상금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이 보안 투자보다 사고 뒤 부담할 비용이 적다고 판단해 보호 조치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제재 수준을 충분히 높여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하며 유출 사실이나 은폐 정황을 외부에 알릴 유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송 위원장은 성실하게 유출 사실을 신고하고 조기 대응한 기업에는 과징금 산정상 인센티브를 주는 반면 신고를 미루거나 자료를 폐기·은닉한 경우에는 제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고포상금의 구체적인 지급률과 상한액은 관계부처 협의와 입법 과정에서 정할 예정이다.

개인정보위는 유출된 개인정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구매·제공·유포하는 행위도 금지할 계획이다. 위반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형벌 조항을 만든다.

유출 기업에서 거둔 과징금 수입 등을 피해자 법률 상담과 권리구제, 중소·영세기업 사고 예방에 쓰는 통합기금도 추진한다. 현재 기획예산처 등 관계부처와 '공익신고장려기금'에 개인정보 피해구제 기능을 포함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유출 신고, 반년 만에 지난해 1년치 육박…대형 사고에 조사력 집중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삶으로 체감하는 대체불가 대한민국-국민과 함께하는 두 번째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7.16. bluesoda@newsis.com

개인정보위는 급증하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사건 처리 절차를 둘로 나눌 계획이다.

100만건 이상 유출된 중요 사건은 전담 조사단이 집중 조사하고 기존 처분례가 쌓인 소규모·반복 사건은 소위원회 집중 심의나 유사 사건 병합 방식으로 신속히 처리한다. 과징금 1억원 안팎 사건 등이 검토 대상이다.

개인정보 유출 신고는 2024년 307건에서 지난해 447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432건이 접수돼 반기 만에 지난해 연간 신고 건수에 근접했다.

조사 인력은 지난해 31명에서 현재 37명으로 늘었지만 접수 사건의 약 절반이 과징금 1억원 미만으로 예상되는 소규모 사건인 만큼 처리 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개인정보위 설명이다.

조사 지원용 AI 에이전트도 자체 개발한다. AI 에이전트는 기업이 제출한 자료와 시스템 로그를 분석해 유출 경위를 파악하고 조사보고서 작성을 돕는다. 여러 형식의 제출자료와 로그에서 이상 징후와 사고 흐름을 분석하는 기능을 올해 시범 운영한다.

◆"나도 모르게 찍힐라"…AI 안경 촬영 기준 만든다
[서울=뉴시스] 메타가 지난달 25일 국내에 출시한 오클리 메타 AI 글래스(사진 왼쪽)와 레이벤 메타 AI 글래스(오른쪽). (사진=메타 제공) 2026.06.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개인정보위는 스마트 글라스(AI 안경)와 로봇 등 카메라·마이크로 주변 정보를 실시간 수집하는 기기에 적용할 개인정보 처리·보호 원칙도 마련한다. AI 안경 보급이 본격화하면서 주변인이 촬영 여부를 알기 어렵고 얼굴·음성 정보가 본인도 모르게 수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이정렬 개인정보위 부위원장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사전 브리핑에서 "현재 스마트 글라스 데이터 처리 흐름과 국내 개인정보보호법상 사업자 준수 사항을 파악하고 있다"며 "주요 제조사와 실무 접촉을 진행하고 연구반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위는 촬영 사실을 알리는 방법과 수집 정보의 저장·전송 기준 등을 검토해 필요하면 법령에 반영할 계획이다.

개인정보위는 이 밖에 ▲주민등록번호 5000만건 이상을 보유한 공공 대민시스템 11종 집중관리 ▲사망자의 생전 의사에 따른 유족의 온라인 계정 접근 허용 ▲휴대전화 개통 안면인증의 대체 인증수단 마련 여부 점검 ▲상담·신고·회원 탈퇴·개인정보 삭제를 한곳에서 지원하는 'AI 기반 종합지원 서비스' 구축 등을 추진한다.

티빙과 예스24, GS리테일, BGF네트웍스의 CU 편의점택배 서비스, 넷마블, 교원그룹, 서울시설공단의 공공자전거 '따릉이'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주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조사·처분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송 위원장은 "지난해 대규모 유출 사고를 계기로 제재 실효성을 높이는 한편 개인정보 보호체계를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예방 투자와 보호 노력이 현장에 자리 잡도록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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