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취소 판결 받더라도 기록은 남아
아내·동성 연인에게 위자료 청구도 가능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7년 동안 함께 산 배우자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속이고 결혼했다면 혼인 자체를 취소할 수 있을까. 전문가는 배우자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결혼해 혼인 생활이 파탄에 이르렀다면 법원에 혼인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임경미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15일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출연해 아내의 동성애 성향을 뒤늦게 알게 된 남편의 사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사연에 따르면 결혼 7년 차인 남편은 최근 아내의 휴대전화에서 고등학교 시절부터 단짝이었던 여성 친구와 나눈 문자 메시지를 발견했다. 해당 메시지에는 연인 사이에서나 할 법한 성적인 이야기가 포함돼있었다.
남편이 진위를 추궁하자 아내는 "성 정체성 혼란을 겪어왔다"며 "결혼하면 달라질 줄 알았지만 결국 여성 친구와 관계를 끊어낼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사실이 밝혀진 후 아내는 남편에게 동성 연인과 살 집의 보증금으로 1000만원을 주면 이혼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임 변호사는 이에 대해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혼인 취소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사연자의 아내처럼 처음부터 혼인 자체가 성립할 수 없음에도 자신의 성 정체성을 속이고 결혼을 했다면 혼인 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민법상 사기 또는 강박, 악질 등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는 혼인 취소 소송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대한 사유를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소송을 청구해야 한다. 또 혼인 취소 판결을 받더라도 이혼의 경우처럼 혼인 관계 증명서에는 기록이 남는다.
아울러 임 변호사는 아내가 제안한 보증금 100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이혼에 합의할 경우 재산분할 합의서를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혼 후 2년 이내 재산분할을 다시 청구할 수 있는 법적 허점이 존재해서다.
임 변호사는 "단순히 얼마를 준다고만 적기보다, 서로의 재산을 명확히 기재해 확인하는 메시지를 남기거나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분할 비율을 기재해 두어야 추후 협의 무효 주장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남편은 아내와 그 동성 연인을 상대로 한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
임 변호사는 "상대방이 동성이라 하더라도 배우자로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이 성립한다"며 "이로 인해 혼인 생활이 완전히 깨진 만큼 아내뿐만 아니라 아내의 동성 연인에게도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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