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실현·실적 눈높이 부담·중동 리스크 겹쳐 200만원선 붕괴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미국 증시에서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첫날 13% 넘게 급등했던 SK하이닉스가 13일 국내 증시에서는 200만원선을 내주며 급락했다. 증권가에서는 ADR 흥행에도 국내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데다 실적 기대치 부담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매도세가 확산된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59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11.15% 내린 193만6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211만3000원에 출발했지만 낙폭을 키우며 200만원선 아래로 내려왔다. 삼성전자도 6.75% 하락한 26만6000원을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ADR 상장이 흥행했음에도 메모리 업황의 사이클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여전한 데다 최근 반도체주의 높은 변동성으로 투자자들이 악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반도체주의 역대급 변동성은 피로도를 증가시키면서 수급 이탈을 초래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이어 "주말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다시 고조되며 국제유가와 미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등 거시경제(매크로) 부담이 커졌지만, 나스닥 선물과 일본 증시의 낙폭을 감안하면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이전보다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SK하이닉스 ADR 상장 기대가 현실화되면서 이벤트 소멸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이 나타난 가운데, 2분기 실적이 높아진 시장 눈높이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진 영향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기관 중 한 곳에서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 대비 약 8% 하회할 것 으로 전망했는데, 경쟁사보다 HBM(고대역폭메모리) 매출 비중이 높아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평균판매가격(ASP) 개선 효과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가 조정을 반도체 업황 둔화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거시지표는 여전히 견조하다"며 "7월 1~10일 한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9% 증가한 298억달러로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반도체 수출도 193% 증가한 112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37.6%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모리 가격 상승 효과가 반영된 점은 감안해야 하지만, 현재의 주가 하락을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근거는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wo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