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예트 광장 영구적 울타리 설치 추친…접근권과 대통령 보호 균형
4월 백악관 기자단 만찬 총격 사건 후 대통령 경호 강화 방안 마련 중
“자국민을 두려워하는 민주주의로 변모”“표현의 자유 위축” 등 반대도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워싱턴 백악관 주변의 공공장소에 울타리를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중이어서 관광객들이 백악관을 구경하는 거리가 멀어질 전망이다.
10일 워싱턴 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백악관 뒤편에 위치한 관광객과 시위대가 자주 모이는 라파예트 광장에 영구적으로 울타리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0일 오후 공개된 제안서에서 따르면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러한 조치가 공원에 대한 미국인들의 접근권과 대통령 보호의 필요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밀경호국, 백악관, 내무부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 계획에 따르면 보안 위험이 감지될 경우 공원을 신속하게 폐쇄할 수 있는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울타리는 높이가 약 2.4~2.7m로 현재 임시 울타리와 볼라드에 의존하는 시스템을 대체한다. 비밀경호국은 내년에 울타리를 단계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정부는 미술위원회 웹사이트에 게시한 제안서에서 “목표는 장기적인 안전을 강화하고, 중요한 국립공원 경관으로서 공원의 정체성을 보존하며, 국가적으로 상징적인 이 공간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부 관계자들은 4월 백악관 기자단 만찬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을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복적인 위협 이후 백악관 보안을 재평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계획이 나왔다.
이 계획에는 백악관 외부의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북서쪽과 15번가 및 17번가 북서쪽이 교차하는 지점에 새로운 울타리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명시됐다.
백악관과 비밀경호국은 보안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새로 설치된 울타리를 닫고 백악관 앞 보행자 통행을 차단할 수 있다고 한 익명의 관계자가 말했다.
행정부의 제안은 의원들과 역사 보존 단체들의 비판을 받았다.
워싱턴 D.C.의 무투표권 지역구 의원인 엘리너 홈즈 노턴은 10일 라파예트 광장,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및 백악관 부지 내 다른 지역에 울타리 설치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턴은 “울타리 설치는 개방적이고 국민에 의한 민주주의에서 배타적이고 자국민을 두려워하는 민주주의로 변모시키는 것”이라며 “국가와 세계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활동가들은 백악관 주변에 새로운 울타리가 설치될 경우 표현의 자유에 위축 효과가 나타날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백악관 앞 시위 조직을 도왔던 진보 성향 활동가 멜리사 번은 “라파예트 공원과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는 수정헌법 제1조에 따른 표현의 자유 활동에 매우 중요한 장소”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변경으로 인해 실질적인 시야와 청각적 접근이 완전히 차단될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의 경험 또한 저해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파예트 광장 울타리 설치는 2020년 5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시위대가 공원에 몰려들었을 때 비공개로 논의된 바 있다.
시위대가 백악관 주변 임시 울타리를 뚫고 들어 오자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경호를 위해 잠시 백악관 지하 벙커로 대피했다.
이번 제안서에는 라파예트 광장의 재포장도 포함되어 있다. 현재 사용되는 보도블록이 너무 쉽게 떨어져 나가 소요 사태 중에 투척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백악관 앞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구간은 보행자들이 백악관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으로 오랫동안 전 세계에서 방문객들을 끌어모아 왔다.
이 공간은 다양한 정치적 목적을 가진 시위대의 활동 장소로도 이용되어 왔다.
역대 행정부들은 백악관 경내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더 높고 많은 울타리를 설치하는 것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5년 백악관 앞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의 차량 통행을 금지했다.
클린턴은 라디오 연설에서 “이는 우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책임감 있는 안보 조치로 보아야 하며, 우리의 자유를 장기적으로 제한하는 조치의 일부로 봐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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