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말레이시아의 한 호텔에서 중국 국기를 걸지 않았다며 직원에게 항의한 중국인 관광객이 국제적인 망신을 사고 있다. 해당 국기들이 월드컵 본선 진출국들의 국기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지 누리꾼들의 일침이 이어지고 있다.
7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사업차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한 한 중국인 남성이 호텔 조식 레스토랑에 수십 개국의 국기가 걸려 있는 것을 보고 왜 중국 국기는 없느냐며 호텔 직원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이 남성은 당황한 직원에게 "중국인들의 돈을 벌고 싶다면 중국 국기를 걸어달라"고 요구했으며, 이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영상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식당에 걸린 국기들이 이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48개국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던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단 한 번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온라인에서는 "모든 국가가 중국을 특별 대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태도가 반감을 사는 원인"이라는 비판과 함께 "14억 인구로 월드컵에 나갈 팀 하나 만들지 못한 국가 축구를 탓하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현재 중국 남자 축구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91위로 잠비아보다 낮고 바레인보다 간신히 앞선 수준이다. 막대한 투자에도 반복되는 중국 축구의 부진은 내부에서도 오랜 자성의 대상이 되고 있다.
중국의 유명 평론가 왕샤오레이는 "축구는 독단적인 규칙을 맹신하는 교조주의로 해결되지 않는다"라며 "독창성을 고취하고 열정을 키워내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축구 마니아로 알려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지난 4월 한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을 방문한 자리에서 "로봇을 축구 대표팀에 합류시킬 수는 없겠느냐"는 뼈 있는 농담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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