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중세의 대혼란과 인간 군상…'먼 거울'

기사등록 2026/07/05 16:22:18
[서울=뉴시스] 먼 거울 (사진=원더박스 제공) 2026.07.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14세기 유럽은 대혼란의 시대였다.

흑사병으로 인구의 절반이 목숨을 잃었고, 백년전쟁과 명분을 잃은 채 반복된 십자군 원정으로 대륙 전체가 약탈과 살육에 휩싸였다.

신성한 기사도는 몰락했고 교회는 둘로 갈라졌으며, 참다못한 민중의 봉기가 곳곳에서 들불처럼 일어났다.

20세기 미국의 대표적인 역사 저술가 바바라 터크먼은 책 '먼 거울'(원더박스)에서 백년전쟁이 발발하고 흑사병이 창궐했던 14세기 중세 유럽의 대혼란을 톺아보며, 재앙 속 인간 군상이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1978년 출간된 이 책은 1980년 전미도서상을 받으며 역사 스토리텔링의 거장이 면모를 입증한 작품이다. 반세기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도 저자의 역사관이 가장 잘 드러난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

저자는 실존했던 귀족 앙게랑 드 쿠시 7세를 길잡이 삼아 격동의 시대를 추적한다.

프랑스에 영지를 보유한 동시에 잉글랜드 국왕의 딸과 결혼한 그는 기사도 정신의 모범으로 꼽히는 인물로, 백년전쟁과 십자군 원정에도 참여했다. 교황권 분열 당시 특사로 파견돼 임무를 수행했던 그는 타락해 가는 교회와 전장의 참상, 궁정의 풍요와 농민의 절규를 모두 목격했다.

등장인물만 700여 명에 달하는 이 책은 흑세자와 잔 다르크, 초서와 페트라르카 등 널리 알려진 역사적 인물들의 활약은 물론, 왕실과 귀족, 기사와 성직자, 부르주아와 농민 등 당대 다양한 계층의 실제 삶을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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